🔽자막 버전🔽
🎥프롤로그
하던 일을 완전히 마무리한 뒤, 나는 의자에 앉아 기지개를 켰다.
시선이 한쪽에 텅 비어 있는 자리로 향했다가 다시 책상 위의 달력을 보고 나서야, 나는 동료들이 진작 연차를 내고 세계 각지로 흩어져 휴가를 보내려 갔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또 새해가 왔네."
내 마음은 눈앞의 분위기에 전염되어, 더 빨리 이렇게 활기찬 분위기에 빠져들고 싶었다.
회사 정문을 나서자, 근처 거리는 이미 불빛에 잠겨 있었고, 떠들썩한 인파는 마치 흐르는 은하수 같았다. 모든 웃는 얼굴에는 다가오는 새로운 한 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마음속으로 또 일 년 동안 고생했으니 어떤 걸로 나에게 상을 주어야 할까 계획하고 있을 때, 환상적으로 장식되어 있는 케이크 가게가 내 시야에 들어왔다.
가게의 디자인은 동화책에서 바로 옮겨온 것 같았는데, 파우더블루 색 벽은 이 밤에 영롱하게 빛났고, 쇼윈도 안에서는 따뜻한 빛이 흐르며 버터의 향이 은은하게 풍겨왔다.
"어? 저기에 언제 케이크 가게가 오픈했지?"
유혹적인 향기에 나는 참지 못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 위의 방울 소리가 낭랑하게 울려 퍼졌고, 하얀 앞치마를 두른 점원이 웃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점원
"어서 오세요."
주위를 둘러보니 진열대에 있던 디저트는 거의 다 팔렸고, 한 종류의 케이크만이 중앙의 유리 쇼윈도에 따로 진열되어 있어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
케이크 전체가 마치 구름처럼 보송보송하고 새하얀 크림으로 덮여 있었고, 맨 위에는 눈꽃처럼 반짝이는 아이싱으로 장식되어 있어 마치 동화 속에서 빛나는 보물처럼 보였다.
내 시선을 눈치챈 점원은 바로 나에게 소개해 주기 시작했다.
점원
"이건 저희의 간판 메뉴인 '행복하고 즐거운 꿈의 요정 마법 구름송이 케이크'입니다."
"이름이 정말 기네요......"
케이크의 정교한 모양을 보고 있으니 마음속으로 이 '구름'을 맛보고 싶은 충동을 참을 수 없어서 나는 유리 쇼윈도를 살짝 두드렸다.
"이걸로 포장해 주세요."
그녀는 빠르게 은백색의 리본을 묶었고, 웃으며 세심하게 포장한 상자를 내 손에 건네주었다.
점원
"즐거운 경험이 되시길 바라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나는 바로 은백색의 리본을 풀고 이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다.
케이크가 입에 들어가는 순간, 혀끝은 가볍고 달콤한 구름에 입을 맞추는 것 같았고, 거의 맛봉오리에 닿자마자 부드럽게 녹아내렸다.
곧 나긋나긋한 행복감이 빠르게 온몸을 가득 채웠고, 마치 구름 솜에 쌓인 것처럼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시야도 점점 하얀 빛으로 뒤덮였고, 나는 맛있게 엮어진 아름다운 꿈속으로 빠져들게 내버려두었다.
다시 두 눈을 떴을 때, 내 눈앞에는 수많은 희미한 그림자들이 아른거렸고, 뺨에는 이상한 촉감이 느껴졌다. 이건......폭신폭신한 스펀지 케이크?
급하게 눈을 깜빡이자 마침내 시선이 모여들었는데......내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건 뜻밖에도 각양각색의 달콤한 향기를 풍기고 있는......디저트들이었다!?
딸기에 머리를 이고 젤리 눈을 깜박이는 컵케이크, 과자 몸에 초콜릿 막대로 된 손발을 가진 디저트, 온몸에 코코넛 가루를 뿌린 모찌 아이스크림......
"응?"
???
"어어, 깨어났네!"
???
"디저트 왕국에 온 걸 환영해! 우리를 처음 봤으니까 당연히 깜짝 놀라겠지!"
그들은 제각각 나에게 눈앞의 상황을 설명해 주었는데, 마치 내가 나타나고 놀라는 게 그들이 예상한 상황인 듯 말투는 가볍고 평온했다.
내 뇌는 그들의 말속을 빠르게 움직이며 이렇게 상식을 벗어난 모든 것을 소화하려고 노력했지만,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니까......너희들은 모두 여기 사는 디저트 요정이라는 거야?"
그들은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여전히 멍해져 있는 나를 본 모찌 아이스크림 요정이 내 앞에서 펄쩍펄쩍 뛰자, 몸에 붙어있던 코코넛 가루가 눈처럼 왕창 떨어졌다.
모찌 아이스크림 요정
"무서워하지 마, 너처럼 밖에서 온 친구를 오늘 우리가 다섯 명이나 만났거든.
가서 한번 볼래?"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이 향기롭고 폭신한 디저트 요정들은 즐겁게 나를 둘러싸고는, 멀지 않은 곳에 우뚝 서 있는 거대한 크림 케이크 같은 성을 향해 걸어갔다.
성의 꼭대기는 높이 솟아 있었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그 꼭대기에서 무성하고도 거대한 나무가 자라고 있다는 것이었다. 나뭇가지와 잎은 겹겹이 겹쳐 있어 거의 성의 둥근 천장을 절반이나 덮고 있었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무성해 보였던 수관 가장자리의 많은 잎사귀의 끝이 시들어서 누렇게 변해 있었고, 주위의 환상적인 광경 속에서 어울리지 않게 생기가 없었다.
성의 홀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디저트 요정이 말한 밖에서 온 다섯 명의 친구들이 모두 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날카로운 시선으로 홀의 구석구석과 둥근 천장의 무늬를 훑어보고 있는 사람은 샤오이였다.
그리고 화려한 커피 테이블 옆에 앉아 차분하고 느긋하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는 사람은 바로 루천이었다.
치스리는 혼자 거대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아래 서서 팔짱을 끼고 미간을 찌푸리며 모든 사람, 그리고 디저트들과 거리를 두고 있었다.
오렌지색 머리의 사람이 반쯤 쭈그리고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옆에 있는 마카롱 요정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분명 샤밍싱이다.
찰리수는 우아하게 벨벳 방석이 깔린 의자 위에 앉아 슈 요정이 건넨 작은 케이크를 즐기고 있었다.
내가 나타난 순간, 그의 눈빛이 갑자기 반짝이더니 바로 손에 들고 있던 은 포크를 내려놓고 내게 다가왔다.
"달링, 너도 어떻게 여기에 있어?
알겠다, 이건 분명히 운명의 인도였을 거야. 보아하니, 어떤 세상에 있어도 우린 이렇게 호흡이 잘 맞고 로맨틱하게 만날 수 있는 것 같아."
찰리수는 그렇게 말하며 내 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가 계속 말하기도 전에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치스리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를 옆으로 밀어냈다.
"언제 어디서나 팽창할 수 있는 누군가의 상상력은 정말 감탄스럽다니까.
분명히 전혀 근거도 없고, 서로 상관없는 일도 자기도취적인 대본에 엮어낼 수 있다니."
두 사람의 교전에 내가 아직 반응하지도 않았는데, 약간 능글거리는 웃음기를 띤 샤밍싱의 목소리가 귓가에 살짝 들려왔다.
"아가씨, 나는 저 유치한 사람들처럼 시끄럽게 누나를 귀찮게 하진 않을 거야.
내가 벌써 요정들한테 여기가 어딘지 알아냈는데, 나랑 같이 구경하러 갈래?"
"이렇게 가까이 갔다가 그녀를 밀치면 어쩌려고 그래?"
샤오이는 긴 다리를 내디디며 나와 샤밍싱의 사이를 자연스럽게 끼어들었다.
"내가 방금 이 성 안팎을 한 바퀴 둘러봤는데, 별로 위험한 건 없더라고. 가고 싶든, 남고 싶든, 내가 계속 네 곁에 있을게."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주변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그때, 루천이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내려놓고, 천천히 내 곁으로 다가왔다.
"이런 뜻밖의 일을 겪었는데, 피곤하지 않아요?
여기 커피 원두가 특별하더라고요, 나랑 같이 저쪽에 가서 좀 쉬어요."
말이 떨어지자마자, 방금까지 은밀하게 경쟁하던 나머지 네 사람이 눈 깜짝할 사이에 같은 동작으로 동시에 루천을 나와 1미터 떨어진 곳으로 끌어당겼고, 그 속도는 이미 그들이 수없이 연습했다고 느껴질 정도로 빨랐다.
그리고 한동안 무시당했던 디저트 요정들도 마침내 이 '해프닝' 속에서 기회를 찾아 소심하게 말참견을 했다.
과자맨 요정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여긴 정말 나쁜 곳이 아니야. 우리가 대대로 살아온 집이고......"
그때, 한 도넛 요정이 헐레벌떡 데굴데굴 구르며 홀 안으로 돌진하더니, 다급하게 그의 말을 끊었다.
도넛 요정
"큰일 났어, 왕국의 축제가 곧 시작될 텐데, 꽃수레의 연료가 부족해!
지금 연료를 모으려면 도우미가 정말 많이 필요해, 안 그러면 축제는 물거품이 될 거야!"
이 말에 갑자기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고, 나는 '축제를 열지 못하면 소원 나무를 깨울 수 없어'라고 말하는 요정들의 초조한 귓속말을 어렴풋이 들었다.
나는 방금 들어올 때 봤던 무성하지만 누렇게 시든 큰 나무가 저절로 떠올랐다. 설마 그게 그들이 말하는 소원 나무일까?
앞서 소개했던 과자맨 요정이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곧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과자맨 요정
"혹시......우리 좀 도와줄 수 있어?
축제를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서 우린 충분한 연료를 모아야 하거든......그렇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더할 나위 없이 진지하고 기대하는 그의 눈빛에서 나는 이 축제가 디저트 요정들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이건 이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관찰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와줄 순 있는데, 나 혼자서는......"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컵케이크 요정이 고개를 젓다가 머리 위의 딸기를 떨어뜨릴 뻔했다.
컵케이크 요정
"어떻게 너 혼자만 있겠어! 봐봐--"
그가 젤리 눈을 돌려 눈빛으로 치열하게 교전하면서도 분명히 우리 쪽을 주시하고 있는 다섯 명의 남자를 가리켰다.
컵케이크 요정
"너랑 아주 친한 좋은 친구들처럼 보이는데, 분명히 도와주고 싶을 거야, 그렇지?"
내가 입을 열고 대답하기도 전에 그 사람들은 앞다투어 몰려오더니 이구동성으로 당연하다는 뜻을 보였다.
이렇게 달콤한 기운이 감도는 이 기묘한 성에서, 디저트 왕국을 위해 연료를 모으는 신기한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에필로그
오후의 햇살이 베리 광장의 밝게 빛나는 아이싱 바닥을 나른하게 내리쬐고, 나는 초대장을 들고 다시 그 환상적인 백설탕 성으로 향했다.
어제 여행에서 돌아온 후, 나는 밤새도록 달콤하고 화려한 꿈을 꾸었다. 이른 아침, 폭신폭신한 빵 매트리스 위에서 깨어났을 때 리올리 대왕의 편지가 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편지에는, 그가 진심으로 날 아이싱 성으로 초대하고 싶어 하며, 모든 디저트 요정들과 함께 이번 축제의 마지막이자 가장 성대한 날을 보내자는 초대장이 동봉되어 있었다.
성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 성 뒤에 있는 거대한 소원 나무에 나도 모르게 시선이 끌렸다.
처음 왔을 때와는 전혀 다르게 소원 나무의 가지는 모두 펴져 있었고, 가지 위에는 다양한 각종 디저트가 가득 매달려 있었다. 드높은 생명력과 마법의 기운이 거의 확 얼굴을 스쳤다.
나는 손을 들고 아이싱 성의 두껍고 아름다운 화이트 초콜릿 문을 열었다.
펑펑펑펑-
가벼운 소리가 연속적으로 머리 위에서 터졌다. 수많은 색지와 아이싱이 어지럽게 흩날리며 떨어졌고, 눈부신 미소가 가득한 디저트 요정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디저트 요정들
"환영합니다! 어서 오세요! 파티는 벌써 시작됐어요!
일단 친구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부터 즐겨보세요! 리올리 대왕님께서 잠시 후에 직접 만나러 오실 거예요!"
나는 웃으며 그들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복도를 지나 불빛이 환하고 음악이 은은하게 들려오는 홀을 향해 걸어갔다.
베리 문양이 수놓인 비단이 깔린 식탁은 홀 전체를 거의 관통하고 있었고, 그 위에는 눈부신 디저트의 성대한 연회가 펼쳐져 있었다. 공기 중에 가득한 달콤한 향기는 마치 황홀한 후각의 교향곡 같았다.
디저트 요정들은 식탁 사이를 나긋나긋하게 오가며 간단한 스텝을 밟기도 하고, 나를 보곤 멈춰서서 친절하게 손을 흔들어주기도 했다. 나도 웃으며 답해주었다.
곳곳에 기쁨이 넘치고 아무런 근심도 걱정도 없는 즐거운 광경이었는데, 창가 쪽의 작은 공간만은 마치 검은 구름이 뒤덮고 있는 것 같았고, 내가 아는 그 다섯 사람은 그 검은 구름 아래에 앉아 서로 눈만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 사이의 공기는 굳어진 것 같았고, 내가 이 이상한 분위기에 함께해야 말지 망설이고 있을 때, 샤밍싱이 나를 보았다.
그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를 향해 팔을 흔들었다.
"여기야, 내가 네 자리 맡아뒀어."
그 외침이 눈 깜짝할 사이에 그 공간의 침묵을 깨트렸고,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 향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 원탁을 향해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
"다들 일찍 왔네."
원탁 앞으로 완전히 가기도 전에 치스리가 찻잔을 들고 나를 힐끗 쳐다보는 모습이 보였다.
"누군가의 동작은 너무 느리다니까, 나 여기서 한참 기다렸어."
그의 말투가 이상해서 내가 막 입을 열어 설명하려고 하자, 그의 옆에 앉아 있던 찰리수가 손에 들고 있던 은색 포크를 내려놓고 돌아섰다.
"내가 그녀의 사교 생활을 간섭하지는 않겠지만, 동의없이 멋대로 다른 사람의 피앙세를 기다리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거 아닐까요?"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옆에서 숨김없는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샤오이는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눈빛으로 놀리듯 찰리수와 치스리 사이를 왔다갔다 훑어보았다.
"의사도 자기 병은 못 고친다고 하던데, 이 말이 사실이었네.
난 '다른 사람의 피앙세'는 본 적 없고, 우리 집 샤오샤오우만 보이는데.
닥터 차, 시간 있을 때 눈 검사 좀 받아보시죠. 내가 좋은 의사 추천해 드릴 수 있는데, 내 이름 대면 할인해 주실 거예요."
찰리수 얼굴에 핀 미소의 곡선은 반도 변하지 않았고, 그는 소맷부리에 있지도 않은 주름을 살짝 정리하며 느긋하게 대답했다.
"첫째, 내 눈은 좋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되고. 둘째, 당신이 추천해주는 의사의 수준을 내가 감히 인정할 수가 없고.
셋째, 난 할인 같은 건 필요 없고."
마치 극한까지 참다가 터져 나온 듯한 탄식과 함께 치스리가 찻잔을 내려놓더니 손을 들어 미간을 문질렀고, 금빛 눈동자로 방금 대화하던 두 사람을 훑어보았다.
"다음에는 이런 대화를 하기 전에, 먼저 알려줄 수는 없나?
난 그녀가 이런 바보의 기운에 물들지 않게 미리 귀를 단단히 막아줘야 해서."
말을 마친 그는 분명하게 다시 흘겨보았다.
줄곧 조금 떨어진 곳에 조용히 앉아 있던 루천은 이제야 온화하게 입을 열었다.
"디렉터님은 눈도 불편하신가요?"
그는 치스리를 바라보았고, 말투는 진짜 건강에 대해 조언하는 것처럼 친절했다.
"닥터 차와 함께 병원에 가보시는 건 어떤가요? 적어도 몸에 해가 되지는 않으니까요."
그는 잠시 멈칫했다가 탁자 옆에 서 있는 나를 향해 시선을 돌렸고, 눈가에는 웃음기가 스쳤다.
"두 분이 가시기 전에, 토끼 아가씨는 일단 내 옆에 앉을래요?"
루천이 손을 뻗는 동시에 샤밍싱은 이미 탁자를 돌아 빠른 걸음으로 내 곁에 다가왔다. 그는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약간 언짢은 시선으로 탁자 앞에 있는 다른 네 사람을 훑어보았다.
"다들 왜 그녀 앞에서 유형무형 싸우는 거예요? 공작이 꼬리를 펴는 것처럼."
그는 내 팔을 잡고 부드럽게 힘을 주었다.
"누나, 우리 저 사람들은 무시하고 저쪽으로 가서 앉자."
그는 나를 데리고 가겠다고 말했다. 바로 그때, 아까 문 앞에 나타났던 디저트 요정 하나가 우리 앞에서 우아하게 인사했다.
디저트 요정
"귀빈 여러분, 리올리 대왕께서 지금 여러분을 뵙고자 하십니다. 절 따라오세요."
마침 잘 왔네! 나는 거의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고개를 돌려 원탁 옆에서 여전히 미묘한 분위기의 남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럼......우리 갈까요?"
그들은 마지못해 하나둘씩 일어나더니, 미묘한 거리를 유지하며 앞으로 걸어갔다. 우리는 디저트 요정을 따라 떠들썩하고 유쾌한 홀을 지나 성 뒤편의 조용한 정원으로 향했다.
소원 나무의 뒤얽힌 뿌리가 높이 솟아오르면서 푸른 이끼로 덮인 자연적인 계단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리고 리올리 대왕은 지금 계단 위에 조용히 서 있었다.
리올리 대왕
"환영합니다, 나의 가장 귀한 손님 여러분."
리올리 대왕의 목소리는 따뜻하고도 위엄이 넘쳤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온 그의 시선이 우리 모두에게 잠시 머물렀다.
리올리 대왕
"디저트 왕국을 위해 힘써주신 모든 일에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지혜와 용기 덕분에 축제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깊이 잠들어 있던 소원 나무도 다시 생기를 되찾을 수 있었고요.
소원 나무의 마법이 있으니, 디저트 요정은 인간 세상에 더 많은 영감과 위로, 그리고 달콤한 꿈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황혼의 하늘에서 더할 나위 없이 눈부신 불꽃이 터졌고, 다채로운 아이싱으로 장식된 꽃잎이 겹겹이 피어나며 다시 빛과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이어서 더 많은 디저트 불꽃이 앞다투어 피어나면서 온 하늘이 거대한 디저트 캔버스로 변했고, 상상의 한계를 뛰어넘는 달콤한 빛과 그림자의 마술이 펼쳐졌다.
나는 고개를 들고, 완전히 불가사의한 모습에 호흡과 마음이 사로잡혔다. 머릿속에는 저절로 요 며칠 동안 디저트 왕국에서 겪었던 일들이 조금씩 떠올랐다.
또한 우리만의 세상에는 더 많은 평범하고도 소중한 순간들이 있다. 현실과 꿈의 경계가 지금 이 순간 희미해졌다. 모든 진실한 감정의 핵심은 이렇게나 닮아 있었고, 이렇게나 감동적이다.
혹시 디저트 왕국에서 영감을 받은 의상을 디자인할 수 있을까하는 새로운 상상도 머릿속에서 싹트고 있었다. 아니면 단순히 이 순수한 즐거움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걸지도 모르겠다......
디저트의 향기는 불꽃의 빛 속에서 점점 더 짙어졌고, 가벼운 구름이 되어 우리 모두를 부드럽게 감쌌다. 리올리 대왕의 목소리가 하늘 끝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리올리 대왕
"이 달콤함을 가지고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세요.
아이싱 성의 문은 언제나 여러분을 위해 열려 있으며, 디저트 왕국은 언제든지 여러분이 다시 오시는 걸 환영할 것입니다."
나는 천천히 눈을 감고, 몸이 아주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마치 달콤함에 흠뻑 젖은 깃털처럼 천천히 떠올라 그 찬란하고 점점 희미해지는 디저트 별하늘을 향해 솟아올랐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내 방 창가의 푹신한 의자에 앉아 있었고, 무릎 위에는 얇은 담요가 덮여 있었는데, 그냥 잠깐 깜빡 졸았던 것만 같았다.
창밖 현실 세계의 깊은 밤하늘에도 눈 깜짝할 사이 불꽃이 피어났다. 기억 속의 디저트 불꽃과는 판이하지만, 또 다른 감동이 있었다.
머릿속의 디저트 왕국에서 싹튼 상상과 영감, 그리고 결심은 꿈나라와 멀어지면서 흐려지기는 커녕, 오히려 이상하게도 선명해져 내 생각의 밤하늘 속에 반짝이고 있었다.
마음속에 아주 새롭고 활기찬 힘이 가득 채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마치 소원 나무의 뿌리가 영양을 공급해 주는 토양에 아주 깊숙이 박혀 있는 것 같기도 했고, 또 불꽃이 밤하늘을 가를 때 심금을 울리는 아름다움 같기도 했다.
지금 이 순간의 그도 나처럼 불꽃놀이로 장식된 같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끝없는 가능성으로 가득 찬 미래를 상상하고 있을 것이다.
내일, 여느 때처럼 새해의 첫 햇살이 떠오르면, 나는 디저트 왕국이 불을 붙여준 그 상상들을 한 걸음씩 현실로 만들 것이다.
나도 영원히 우리를 반겨줄, 디저트와 꿈이 공존하는 환상의 왕국과의 다음 만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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