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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나는 서킷 휴게실에서 샤오이가 오늘의 훈련 일과를 마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전보다 훈련을 더 오래 하는 것 같네."
지루해졌을 즈음, 나는 시간을 때울 만한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찾으려고 휴게실의 TV를 켰다.
바로 그때, 휴게실 문이 열리더니 수건을 들고 머리를 닦고 있던 샤오이가 들어왔다.
"아까 서킷에 작은 문제가 생겨서 시간이 좀 걸렸어. 기다리느라 힘들었던 건 아니지?"
"아니야, 방금 샤워한 거야?"
"응, 요즘 날씨가 너무 덥네.
훈련 마치고 땀 흘리면서 널 만나러 오고 싶진 않았거든."
"내가 도와줄까?"
나는 샤오이에게 손을 내밀며 수건을 달라고 손짓했다.
"오, 오늘 왜 이렇게 다정해?"
"무슨 말이야, 난 분명 늘 다정했는데!"
샤오이가 소파에 앉자 나는 그의 뒤에 서서 부드럽게 그의 머리카락을 닦아주었다.
젖은 머리카락에서 익숙한 레몬 향기가 전해지자 실내가 갑자기 평온해졌다.
'지난주, 쿠로미 랜드가 성황리에 오픈했습니다.
오픈하자마자 광계시에서 가장 뜨거운 관광지 중 한 곳이 되었는데요.'
TV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화면에서는 광계시의 놀이공원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있었다.
'저희가 오늘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과연 쿠로미 랜드에는 어떤 재미있는 곳이 있을지......'
"아, 벌써 오픈했구나! 나 전부터 가보고 싶었는데!"
"놀이공원이야?"
"맞아, 그것도 쿠로미 테마의 놀이공원이야!"
"쿠로미? 그게 뭔데?"
"어린이들과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가 정말 많은 만화 캐릭터야!"
"네 말투를 보니까 너도 좋아하는 것 같은데?"
"당연하지, 쿠로미는 정말 귀엽거든!"
샤오이의 머리카락이 거의 다 말라서 나는 수건을 옆에 두고 샤오이의 옆에 앉았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쿠로미랑 너는 비슷한 점이 꽤 많아!"
"나랑?"
TV에서는 마침 쿠로미의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고 있었는데, 샤오이는 화면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쿠로미를 보더니 내 말을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응, 예를 들면 쿠로미는 항상 검은색 망토를 입고 있거든. 너도 평소에 늘 검은색 옷을 입잖아?"
"그럭저럭 비슷하다고 할 순 있겠네, 그리고?"
"쿠로미는 귀엽고 쿨하게 생긴 데다가 자기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긴다는 점도 너랑 닮았어!
그리고 너랑 쿠로미 둘 다 모두 내가......"
여기까지 말하고 나니 나는 계속 말하기가 좀 부끄러워졌다.
"둘 다 뭐?"
샤오이는 분명 이렇게 쉽게 놓아주려 하지 않았고,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오더니 못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둘 다 내가 좋아한다고."
내가 작은 목소리로 방금 못다한 말을 하자, 샤오이는 웃으며 나를 그의 품속으로 끌어안았다.
"응, 나도 너 좋아해."
샤오이의 말에 부끄러워진 나는 샤오이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지만, 입꼬리는 주체하지 못하고 위로 올라갔다.
가슴 너머로 샤오이가 가볍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나를 감싸안더니, 턱을 내 어깨에 살짝 얹었다.
"너 내일 쉬는 걸로 기억하는데?
우리 쿠로미 랜드에 가서 하루 노는 건 어때?"
"좋아!"
나는 바로 일어서서 살짝 흥분한 표정으로 샤오이를 바라보았다.
"사실 나 쿠로미 커플룩도 샀는데, 내일 우리 같이 입을래?"
샤오이는 TV 속의 귀여운 그림을 보더니 일부러 고민하는 척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귀여운 옷은 내 스타일은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너랑 같이 입을 거니까 기대되네."
"걱정하지 마, 분명 멋있을 테니까!"
🎥스토리 01
다음날 이른 아침, 나는 샤오이와 함께 쿠로미 랜드에 도착했다.
놀이공원의 대문으로 들어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광장에 도착했다.
알고 보니 광장 중앙의 무대에서는 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앞에 정말 시끌벅적한데, 우리도 가서 보자!"
"좋아."
샤오이는 내 손을 잡고 무대 가까이 다가갔다.
공연이 정말 훌륭해서 나도 모르게 쿠로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야 나는 어느새 샤오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상하네, 샤오이는 어디 간 거지?"
내가 이리저리 샤오이의 모습을 찾고 있을 때, 갑자기 머리에 뭔가가 씌워진 것처럼 머리가 무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앗!"
급하게 몸을 돌리자 뜻밖에도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너 찾고 있었는데!
왜 말도 안 하고 사라진 거야?"
"어떤 작은 바보가 너무 푹 빠져있어서 그런 거 아니겠어.
내가 널 몇 번이나 불렀는데 네가 다 무시했다고."
샤오이의 억울한 표정을 보자 나는 살짝 좀 찔렸다.
"내가 아까...... 너무 푹 빠져서 본 것 같긴 해."
"쯧쯧쯧, 왜 네가 나한테 그렇게 푹 빠진 건 본 적이 없을까?"
"누가 그런 적 없대......"
"오? 언제 그랬는데, 말해줄래?"
샤오이는 눈을 가늘게 뜨고는 못된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
"크흠, 내 머리 위에 뭘 씌운 거야?"
나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여 화제를 돌리고, 핸드폰을 꺼내 셀카 모드를 켰다.
핸드폰 화면 속의 사람은 뺨이 살짝 붉어져 있었고, 머리에 귀여운 쿠로미 머리띠를 하고 있었다.
"와, 너무 귀엽다!"
"이렇게 하면 내가 널 놓아줄 줄 알았어?"
"집에 가면 알려줄게."
나는 샤오이의 팔을 잡고 비위 맞추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안 된다고 하면?"
나는 황급히 머리띠를 벗고 그가 방심한 틈을 타 머리띠를 샤오이의 머리 위에 씌웠다.
"쿠로미의 이름으로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은 잊으라고 명령한다!"
샤오이는 웃기는 듯한 표정으로 머리를 만졌는데, 의외로 쿠로미 머리띠는 그에게 딱 맞았다.
"그래도 나한테는 네 말이 더 효과적이야."
"그럼 우리 빨리 가자, 구경할 곳이 많으니까 서둘러야 해!"
"그래, 어디 먼저 가고 싶어?"
"머리띠 하나 더 사러 가고 싶어!"
나는 별로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목적지를 말했다.
"이거 쓰면 돼, 내가 너 대신 사 온 거야."
"안 돼, 안 돼. 이 머리띠는 너한테 정말 잘 어울린단 말이야!
나는 같은 걸로 하나 더 사면 돼!"
🎥스토리 02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와 샤오이는 각각 쿠로미 머리띠를 하나씩 하고 롤러코스터 구역에 도착했다.
빠르게 달리는 롤러코스터에서 종종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고, 그 아래 줄 서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반은 흥분으로, 반은 두려움으로 가득했다.
"아, 롤러코스터네!"
"타고 싶어?"
"당연하지, 이 놀이공원에서 꼭 타봐야 하는 놀이기구 중 하나라던데.
그래도 샤느님한테는 아무것도 아니지 않을까?"
"왜 그렇게 말해?"
"레이싱카 속도가 롤러코스터보다 훨씬 빠르지 않아?"
"그야 물론이지. 하지만 경기 중에는 네가 내 옆에 앉을 수는 없잖아."
"확실히 아쉽긴 해. 네가 레이싱카를 운전하는 모습을 내가 직접 볼 수 없으니까.
그래도 롤러코스터에서 네가 비명 지르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왜 이렇게 자신만만해? 그때가 되면 누가 먼저 소리 지를 줄 알고."
"흥흥, 그럼 두고 봐!"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우리는 맨 앞줄에 도착했다.
"감히 맨 앞에서 탈 수 있겠어?"
"당연하지!"
마음속이 좀 불안하긴 했지만 나는 방금 내가 했던 말을 생각하며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머리띠를 벗고 소지품을 맡겼다. 샤오이는 내 손을 잡고 과감하게 첫 번째 줄로 걸어갔다.
"앉고 나면 마음 바뀌어도 소용없어."
나는 대답하지 않고 먼저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뒤 그를 향해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샤오이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긴 다리로 롤러코스터에 올라타 내 옆에 앉았다.
곧 롤러코스터는 천천히 출발했고, 경사진 각도로 공중으로 향했다.
본능적인 두려움은 나를 빠르게 점령했다. 나는 두 손으로 안전바를 꽉 잡았고, 옆에서 가벼운 웃음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 보니 샤오이가 여유롭게 나를 보고 있었다.
"웃지 마, 무서운 거 아니거든! 이 정도는 당연히 긴장할 수 있잖아."
"그래, 믿을게.
그런데 만약에 무서우면 여기 잡아도 돼."
샤오이는 그의 팔을 가리켰다. 롤러코스터가 점점 더 높아지는 것을 보고 결국 나는 샤오이의 팔을 잡기로 결정했다.
"내가 세게 잡아서 아프다고 내 탓 하면 안 돼."
"알겠어, 그래도 좀 살살 잡아줘."
나는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지만 롤러코스터는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
맨 앞에 앉은 탓에 발밑의 저 먼 땅을 선명하게 볼 수 있었고, 손은 나도 모르게 더 세게 샤오이의 팔을 붙잡았다.
하필이면 롤러코스터가 최고점에서 멈춰 있어서 원래도 긴장하고 있던 심장이 더 두근거렸다.
"왜 멈춘 거지, 설마--꺄아아악!!!"
마침 내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롤러코스터는 빠르게 선로를 따라 내려갔다. 나는 강풍이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것이 느껴졌고, 눈앞의 모든 것이 빠르게 회전했다.
이때의 난 더 이상 아까 했던 말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롤러코스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에 따라 소리를 질렀다.
아마 옆에 샤오이가 있어서인지, 나는 모처럼 롤러코스터의 재미를 만끽했다.
롤러코스터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종점에 도착했을 때, 나는 아까 내가 분명 샤오이가 비명을 지르는 모습을 보겠다고 말했던 것이 떠올랐다.
고개를 돌리자 샤오이가 여유로운 표정으로 나를 열심히 관찰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제 괜찮아?"
"아, 아까 내가 너무 심하게 소리 질렀지?"
"아니야. 나도 어떤 작은 바보가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거든.
하지만 네가 재미있게 타는 모습을 보니까 정말 좋았어."
"롤러코스터를 네 레이싱카로 상상해서 그런가, 너랑 서킷에서 질주하는 것 같았어."
"그럼 우리 앞으로 더 자주 놀러 와도 되겠네."
"좋아, 네 곁에 있으면 하나도 안 무서우니까."
롤러코스터 출구 밖에서 직원들이 사람들에게 뭔가를 나눠주고 있었는데, 나와 샤오이도 하나씩 받아 갔다.
"쿠로미 스티커네!"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쿠로미 스티커를 보니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샤오이 저기 봐봐, 저기 엄청 큰 쿠로미가 있어!"
"응? 뭔데?"
나는 샤오이의 뒤를 가리켰고, 그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스티커를 떼서 그의 얼굴에 붙였다.
"헤헤, 속았지!"
"이건 또 무슨 못된 장난이야?"
샤오이는 얼굴을 만지작거리더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나를 바라보았다.
"아까는 네가 나 몰래 머리띠를 씌웠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먼저 손을 쓴 거야!"
"너 내 손에도 '무기'가 있다는 걸 잊은 거야?"
샤오이가 손에 든 스티커를 떼고 내 얼굴에 붙이려고 해서 나는 급하게 멀리 도망치려 했지만 그는 나를 품에 안았다.
귓가에는 롤러코스터를 탄 사람들의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지만, 우리의 웃음소리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즐겁고도 활기차게 들렸다.
🎥스토리 03
롤러코스터를 타고 난 이후에도 나와 샤오이는 놀이공원에서 여러 가지 놀이기구를 탔다.
"또 뭐 하고 싶어?"
"음, 잠깐 좀 쉴까?"
"피곤해?"
"자극적인 놀이기구들을 연달아 타다 보니까 조금 피곤하긴 해."
"방금 표지판을 봤는데 바로 앞에 휴식 공간이 있더라."
샤오이는 나를 휴식 공간으로 데려갔다. 이곳에는 휴식용 테이블과 의자뿐만 아니라 디저트 코너도 준비되어 있었다.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샤오이는 익숙하게 카운터로 걸어갔다.
"뭐 먹고 싶어?"
"너 어떻게 알았......"
"먹보 고양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왜 모르겠어?"
오늘은 태양이 정말 강했는데, 샤오이는 나랑 함께 놀이공원을 오랫동안 돌아다니느라 이마와 목에 땀이 많이 난 상태였다.
나는 살짝 감동하기도 했고 속상하기도 해서 손가락을 뻗어 벽에 있는 디저트 메뉴를 가리켰다.
"사실 나도 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아."
"오? 그렇게 대단하다고?
그럼 우리 서로 상대방의 메뉴를 주문해 주는 건 어때?"
"그래, 좋은 생각이야!"
잠시 후, 나는 점원에게 바닷소금 레몬 에이드를 건네받았다. 레몬 에이드 병은 쿠로미 모양이었고, 분홍색 리본이 달린 빨대까지 꽂혀 있었다.
그리고 샤오이는 참깨 맛 아이스크림콘을 들고 있었는데, 그 위에는 쿠로미 모양의 쿠키가 장식되어 있었다.
나는 손에 들고 있던 레몬 에이드를 샤오이에게 건네주고 기대하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샤오이는 별로 신경 쓰지 않고 분홍색 빨대를 물고 몇 모금 마셨다. 목울대가 위아래로 몇 번 오르내린 뒤에야 그는 만족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
내 눈빛을 눈치챘는지 샤오이는 나를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렇게 나를 빤히 쳐다봐? 아이스크림 다 녹겠어."
"!"
이런 샤오이가 귀여워서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는 말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 말을 숨기기 위해 나는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 물었다.
날씨 때문인지 방금 나온 아이스크림인데도 조금 녹아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맛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진한 참깨 향과 우유 향이 섞이면서 입안에서 달콤하게 퍼져나갔다.
"맛이 어때?"
"진짜 맛있어, 너도 먹어볼래?"
나는 손에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샤오이 앞으로 내밀었지만 그는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부드러운 혀가 내 코끝을 스치며 촉촉한 감촉을 선사했다.
"달콤하네."
샤오이의 입가에 묻은 참깨 아이스크림을 보고 나서야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달았고, 열기가 얼굴 위로 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내 얼굴에 아이스크림 묻어 있었어?"
"응, 본인을 얼룩 고양이로 만들면서 먹던데."
"왜 그렇게까지 과장하고 그래.
그냥 네가 닦아주면 되지......"
"적당한 게 안 보여서 내가 직접 할 수밖에 없었어."
나는 아까 음료와 함께 그에게 준 휴지를 보면서 화를 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고민했다.
내가 뭐라고 말할 틈도 없이 샤오이는 음료의 빨대를 내 입가에 가져다 댔고,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한 모금 마셨다.
풍성한 기포가 레몬 향과 함께 내 혀끝에서 뛰어오르더니, 이어서 바닷소금의 옅은 짠맛이 느껴졌다.
"맛있다, 근데 이건 왜......?"
"아까 나도 네 거 먹어봤으니까 너도 내 거 먹어봐야지."
그는 손에 들고 있던 유리병을 보면서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너 좀 많이 마신 것 같은데, 내가 손해 본 거 아니야?"
나는 그의 속마음을 눈치채고 아이스크림콘을 건네주었다.
"자, 여기."
그는 크게 한입 베어 물더니 나에게 레몬 에이드로 보상해 주겠다고 했다. 우리는 이렇게 내 것을 더 많이 먹었는지, 상대방의 것을 더 많이 먹었는지 모를 정도로 계속 한 입씩 번갈아 먹었다.
레몬 에이드 병은 이미 바닥났고, 마지막으로 남은 아이스크림 콘의 바삭한 부분은 내가 샤오이에게 먹여주었다.
나는 아이스크림에 장식되어 있던 쿠로미 쿠키를 입에 넣고 살짝 깨물었다.
"어?"
"왜 그래?"
"쿠키 안에 무슨 쪽지가 있는데?"
나는 궁금해하며 쪽지를 열었고, 그 쪽지 위에는 '쿠로미의 특별상에 당첨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건 무슨 뜻이지?"
직원에게 물어본 뒤에야 우리는 쿠키 안에 랜덤으로 쪽지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부분의 쪽지에는 쿠로미의 어록이 적혀 있었지만, 선물로 교환할 수 있는 특별한 쪽지도 있다고 했다.
직원은 우리의 쪽지를 받고 먼저 축하의 인사를 건넨 뒤 선물을 꺼내주었다.
"정말 운이 좋네!"
나는 손에 들고 있는 정교한 목걸이를 살펴보았다. 펜던트에는 귀여운 쿠로미의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내가 걸어줄게."
"아니야, 내가 너한테 걸어줘야지!"
"왜?"
"왜냐하면 아까 그 아이스크림은 네가 사준 거잖아!
그러니까 이 행운은 네 거여야지."
"그것도 네가 내 곁에 있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내가 하고 있어도 돼. 내가 이 행운을 보관해 주고 있다고 생각하면 되니까."
🎥스토리 04
놀이공원의 출구에서 나오는 동안에도 나는 아직도 여운이 남았다.
나와 샤오이가 방금 탔던 놀이기구의 이름은 '쿠로미 대모험'이었다. 우리는 쿠로미와 함께 하늘로 올라가고 땅속을 파고들며 마침내 사탕 보물을 성공적으로 찾아냈다.
"정말 재미있었어!"
"확실히 재밌었어. 특히 네가 마지막에 너무 기뻐서 쿠로미랑 같이 덩실덩실 춤추는 모습은 정말 귀여웠어."
"왜 내 얘기만 해? 분명 너도 재밌게 놀았잖아."
바로 그때, 우리는 상점가에 도착했다. 양쪽의 진열대는 쿠로미의 굿즈로 가득 차 있었다.
"눈이 완전 휘둥그레졌는데 우리 들어가서 구경해볼래?"
"내가 언제......"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나는 샤오이의 손을 잡고 빠른 걸음으로 기념품 가게로 들어갔다.
"아, 이거 아까 우리가 샀던 머리띠네!"
나는 진열되어 있는 반짝반짝한 굿즈 중에서 한눈에 쿠로미 머리띠를 발견했다.
"이건 어때?"
샤오이는 잠옷을 입고 있는 쿠로미를 집어 들었는데, 그 쿠로미는 베개도 하나 끌어안고 있었다. 알고 보니 무드등이었다.
"와, 이것도 정말 귀엽다!"
가게 안을 한참 구경하고 있는데, 갑자기 앞에 있는 쿠로미 인형이 나를 향해 윙크했다.
"어?"
"왜 그래?"
샤오이는 내가 고른 굿즈를 장바구니에 넣고 있어서 방금 그 상황을 보지 못했다.
"내가 이 인형을 보니까 인형이 나한테 윙크한 것 같은데?"
"내가 볼게."
샤오이는 그 인형을 집어 들더니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냥 평범한 인형인데, 네가 잘못 본 거 아닐까?"
나는 샤오이에게 인형을 건네받았고, 검은콩 같은 두 눈은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눈을 깜빡일 것 같진 않았다.
"그런 걸지도......아마 오늘 너무 피곤해서 그런 것 같아."
"그럼 우리 돌아갈까?"
"응, 이제 곧 문 닫을 시간일 거야."
계산할 때 나는 샤오이가 방금 그 인형도 산 것을 발견했다.
"이것도 샀네!"
"네가 방금 인형이 윙크했다고 하지 않았어?
좀 재미있는 것 같아서. 이 인형이 너랑 인연이 있는 걸지도 모르고."
"인연이 있다고?"
인형을 안고 있는 샤오이를 보니 내 마음이 부드러워졌다.
"그럼 너도 나한테 윙크해 줄래?"
샤오이는 순간 어리둥절해하졌지만, 곧 웃으면서 가까이 다가와 내가 말한 대로 윙크해 주었다.
"이렇게?"
"응, 이제 우리도 인연이 생긴 거야!"
"바보야, 우린 이미 인연이잖아."
"조금 더 있어도 좋잖아, 난 많은 것도 좋은걸."
샤오이는 내 말에 웃으며 내 손을 잡고, 놀이공원의 대문을 향해 걸어갔다.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워지자 거리에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그는 절대 날 놓아주지 않을 것처럼 내 손을 잡고 있는 손은 너무나 따뜻하고 힘이 가득했다.
마치 그 한 사람만을 위한 내 눈과 마음처럼.
💬심쿵어록
01. 그의 초대: 우리 쿠로미 랜드에 가서 하루 노는 건 어때?
02. 언어 구속: 그래도 나한테는 네 말이 더 효과적이야.
03. 스티커 무기: 너 내 손에도 "무기"가 있다는 걸 잊은 거야?
04. 텔레파시: 먹보 고양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왜 모르겠어?
05. 쇼핑 시간: 눈이 완전 휘둥그레졌는데 우리 들어가서 구경해볼래?
06. 천진난만한 시간: 유치하지 않겠냐고? 네 앞이라면 난 상관없어.
07. 용기 훈장: 이건 우리의 용기 훈장인 거야?
08. 목걸이 걱정: 나한테 목걸이 걸어줄 때 무슨 생각 했어?
09. 인형과 그: 내가 인형을 안고 있을 테니까 네가 날 안아줘, 어때?
획득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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