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여름이 점점 다가오면서 R1의 연간 시즌 8번째 대회도 지중해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곧 시작된다.
이 대회를 앞두고 샤오이와 그의 팀은 적응 훈련과 경기 전 준비를 위해 일주일 전에 현지로 날아가야 했다.
그리고 나는 Pristine 브랜드의 새 시즌 디자인을 최종적으로 마무리하느라 너무 바빠서 가장 빨라야 대회 당일에나 겨우 비행기를 타고 보러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며칠 동안 그와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메우기 위해 나는 샤오이가 가장 좋아하는 차를 골라 직접 공항까지 데려다주기로 했다.
이른 아침, 나는 샤오이의 차고에서 후진해서 출발했고, 오가는 차량의 행렬을 뚫고 이미 잘 알고 있는 경로를 따라 고가 도로에 진입했다.
샤오이는 등받이를 크게 뒤로 젖히고, 머리 위로 두 손을 깍지 낀 채 여유로운 표정으로 조수석에 반쯤 누워 있었다.
"이 레이서의 운전 솜씨가 정말 점점 좋아지는데요?"
샤오이의 나른한 칭찬 소리가 내 귓가에 파고들었고, 나는 의기양양하게 입꼬리를 올렸다.
"그럼 당연하지, 매일 이 대단하신 카레이서 곁을 따라니면서 보고 배우다 보니까 어느 정도는 전수 받은 셈이지!"
"좋아, 그럼 오늘은 내가 조수석에 앉아 있는 시간을 제대로 즐길 차례네."
"너의 명대사는 오늘 내가 말할 차례고--똑바로 앉아!"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나는 가볍게 가속페달을 밟았고, 차체의 속도가 갑자기 올라가자 샤오이의 입가의 웃음기도 더욱 짙어졌다.
가는 내내 우리 둘은 평소처럼 이야기를 나눴고, 아무도 곧 다가오는 이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태양은 점점 떠올랐고, 공항으로 가는 길도 어느새 종점에 다다르고 있었다.
나는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핸들을 잡고 있는 것 같았지만, 마치 작은 개미 몇 마리가 가슴 속에서 바쁘게 왔다 갔다 하는 것처럼 마음이 근질거렸다.
마지막 빨간 불로 바뀌기를 기다리는 틈을 타 나는 백미러로 힐끗힐끗 샤오이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눈을 살짝 감고 있어서 어떤 감정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직 헤어지지도 않았는데 벌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쓸쓸한 기분이 드는데, 진짜 외국으로 나가면 더 괴롭겠지?
차는 천천히 공항 주차장으로 들어갔고, 내가 시동을 끄자 차 안에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아니면 여기서 보내주는 건 어때?"
샤오이는 좌석을 조정하고 안전벨트를 풀었고, 목소리를 내서 차갑게 식어가는 공기를 깨뜨렸다.
"갈게."
그는 다시 가볍게 내 볼을 꼬집고 신호를 보내고는, 돌아서서 차 문을 열려고 하는데 내가 재빠르게 중앙 잠금장치를 눌렀다.
'딸깍--' 차 문이 소리를 내며 잠겼다.
샤오이는 살짝 멈칫하더니, 낮게 웃으며 다시 나른하게 의자 등받이에 기댔다.
그는 고개를 기울이며 팔짱을 낀 채 흥미롭게 나를 주시했다.
"레이서의 출전을 막는 건 정말 불공정한 경쟁인데.
이건 전쟁에서 무기를 거꾸로 드는 거라고, 다른 팀을 이기게 해줄 작정이야?"
샤오이의 눈 속에 담긴 장난스러운 미소에 나도 아예 그 기회를 틈타 손을 뻗어 그의 소맷부리를 꽉 붙잡았다.
"응, 어차피 샤오 사장님은 유력한 우승 후보니까.
내가 널 '납치'했으니까 다른 레이싱 팀들이 나한테 공동 감사 편지를 써줄지도 모르겠네?"
"오? 이렇게 당당하게 납치한다고, 견문이 넓어졌네."
샤오이가 가볍게 팔을 들어올리자, 그의 옷소매를 잡고 있던 내 손가락이 갑자기 위태롭게 흔들리는 것 같았다.
"내 생각에는 이 납치범 아가씨가 어디 믿는 구석이 있어서 무서운 게 없나 본데, 무슨 내기를 건 거 아니야?"
샤오이는 살짝 눈썹을 치켜올렸고, 나는 그의 말 속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어서 멍하니 바라보았다.
"무슨 내기?"
"사실 네가 납치한 레이서도 떠나기 아쉬워한다는 것에 대해 내기를 건 건 아닌지 모르겠다는 뜻이야."
깊은 뜻이 담긴 샤오이의 시선을 마주하자 나는 갑자기 마음이 움직여 손을 확 놓고 중앙에 있는 콘솔의 도어 제어 버튼을 눌렀다.
"나는 그 레이서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를 곁에 묶어두고 못 떠나게 하려는 마음이 조금 있었거든?
하지만 서킷을 달릴 수 없다면 레이서는 레이서가 아니잖아.
그래서 나는 손을 놓고, 그가 자신의 꿈을 좇아 레이싱 경력을 쌓을 수 있게 해주기로 결정했어!"
나는 가슴 앞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정의롭고 늠름한 표정을 지었다.
샤오이는 나를 보며 가볍게 웃다가 다음 순간 갑자기 진지하게 왼손을 내밀고 내 손을 잡았다.
"놓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나를 잡아."
그렇게 말하면서 샤오이는 마치 오래전부터 준비했던 것처럼 내 손목에 분홍색 손목 밴드 모양의 기술 제품을 끼워주었다.
"......스마트워치?"
샤오이는 고개를 파묻더니 손끝으로 시계 화면을 빠르게 몇 번 터치하자 그 위로 고정된 시간이 떠올랐다.
내가 물어보기도 전에 그가 먼저 설명해 주었다.
"이 몇 가지 시간들은 바르셀로나랑 광계시의 시차를 고려해서 특별히 골라둔 거야.
예를 들면, 네가 저녁 밥을 먹고 소화하고 있을 시간은 내가 훈련이 끝나고 쉬고 있을 때기도 하거든.
시간이 되면 시계에 일정 알림이 뜰 거야--'샤오이에게 전화할 시간입니다.'라고."
여기까지 말한 샤오이가 고개를 들고 나를 바라보았는데, 나의 놀라는 모습이 어김없이 그의 눈동자에 비쳤다.
"와!"
나는 원래 샤오이가 출국한 며칠 동안 그에게 연락하는 것이 훈련에 방해되지 않을까 고민했는데, 이런 작은 걱정은 이미 예측되어 해결책이 생길 줄은 몰랐다.
그는 나만을 위한 시간을 남겨줬을 뿐만 아니라, 우리 둘 모두에게 한가한 시간도 골라주었다.
"내가 이미 팀원들한테 다 알려줬으니까 그 시간 동안은 아무도 방해하지 않을 거야. 안심하고 전화해."
"응, 꼭 제시간에 전화할게!"
나는 샤오이를 향해 힘껏 고개를 끄덕였고, 마음속에 저절로 층층이 쌓인 달콤함이 넘쳐흘렀다.
"알림이 저녁 식사 후에 울린다면, 나는 저녁을 먹는 동안에도 분명 행복할 거야."
기대 섞인 내 얼굴을 본 샤오이의 눈가의 한 줄기 미소가 스쳐 갔다.
"밥 먹을 때 내 생각만 하면, 입에 들어온 음식한테 너무 불공평할 것 같은데?"
나는 턱을 쓰다듬으며 잠깐 진지하게 생각하는 척했다.
"그런 것 같아, 좀 억울할 수밖에 없겠네.
꼭 다른 시간에 서둘러서 진도를 빼야겠어. 이렇게 해야지 네 시합 날에 안심하고 만나러 갈 수 있으니까!"
내가 눈을 깜박거리자 샤오이는 살짝 어리둥절해졌고, 갑자기 나와 맞잡은 손가락을 꽉 쥐었다.
그가 고개를 숙이고, 마치 어떤 흔적을 새기듯 따뜻한 입술이 내 엄지손가락 위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매니저님, 내가 왜 너한테 끌리는지 점점 더 잘 알게 되는 것 같아."
나는 순간 멍해졌다가 금방 알아차리고는 주객을 전도해 샤오이의 얼굴에 가까이 다가가 '쪽' 소리로 내 흔적을 남겼다.
"응, 나도 왜 그런지 알아."
내 얼굴은 확신에 가득 찼음에도 말은 다 하지 못했지만, 샤오이와 서로 마주 보는 시선 속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우리는 서로의 부속이 아니라 각자의 영역에서 용감하게 나아가며 함께 싸워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자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나와 샤오이의 마음속에 분명 같은 답이 있을 거라고 굳게 믿는다.
DAY. 1
DAY. 2
DAY. 3
DAY. 4
DAY. 5
DAY. 6
DAY. 7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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