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꼬마 큐피드는 내게 사랑의 열쇠 조각을 건네주었고, 고맙다고 인사한 뒤 '사랑의 낙원' 티켓을 두 장 남겨놓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에게 특별한 사랑을 찾으라고 했으니, 그 사람은 샤오이가 아니면 안 됐다.
다음 날, 나와 샤오이는 함께 개찰구를 통과했다. 사랑의 낙원은 여전히 떠들썩했고,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꼬마 요정으로 분장한 스태프가 사람들 사이를 누비며 관광객들에게 사랑의 스티커와 훈장을 나눠주고 있었다.
"네 말은, 놀이공원에 오면 꼬마 큐피드가 임무를 완수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는 거지?"
"응, 꼬마 큐피드가 그렇게 말했어."
샤오이는 파란 사랑의 열쇠 조각을 들고 한참을 들여다보았지만, 별다른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나는 꼬마 큐피드의 말에 담긴 '특별한 사랑'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특별하다는 건 남다르다는 거잖아.
하지만 나는 모든 사람의 사랑이 남다르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우리의 사랑이 임무의 중요한 단서가 아닐까?"
내가 이렇게 말하자 샤오이의 청록색 눈동자가 무슨 좋은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 살짝 움직이더니 미소 지었다.
"네가 어제 이 열쇠 조각이 특별한 사랑을 만나면 빛난다고 했잖아, 그럼 우리가 한 번 검증해 볼까?"
"응? 어떻게 검증할 건데?"
그는 교묘하게 군중을 피해 나를 한적한 구석으로 끌고 갔고, 나무 그늘에 얼룩덜룩한 빛과 그림자가 드리워져 은은하게 반짝거렸다.
그의 얼굴은 점점 더 가까워졌고, 익숙한 키스는 정확하게 내 입술 위에 닿았다.
나와 그의 입술과 이는 함께 뒤엉켰고, 키스는 점점 더 깊어졌다. 숨을 쉬려던 찰나 나는 본론이 생각나서 샤오이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열쇠를 꺼내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내 손을 잡아 내 열 손가락이 그와 단단히 맞물릴 때까지 하나하나 끼워 넣었다.
"한눈팔지 마."
"음......"
열정적인 키스가 끝나자 내 심장은 격렬하게 뛰었고, 머리도 살짝 어지러웠다.
샤오이의 품에서 그가 꺼낸 열쇠 조각을 언뜻 보니 희미하게 밝아져 있었다.
"음? 좀 밝아진 것 같은데.
이러면 임무가 완료된 건가?"
"한번 조금 밝아지는 걸로는 안될걸."
"그럼 두 번 더 키스할까? 그럼 완전히 빛날지도 모르잖아."
나는 손가락을 뻗어 화난 척 그의 가슴을 가볍게 찔렀다.
"어디 그렇게 간단하겠냐고.
그리고 너 나랑 같이 꼬마 큐피드를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잖아!"
"걱정하지 마, 너처럼 이렇게 다른 사람을 기꺼이 도와주는 여자친구가 있는데, 내가 당연히 전폭적으로 도와줘야지."
그는 내 허리를 껴안고 주변 시설을 둘러보았다.
"어떻게 도와주고 싶은데? 생각해 본 거 있어?"
"조금 생각해 봤는데, 일단 너랑 나랑 확인해 볼 게 있어."
"그럼 출발하자, 오늘은 너한테 맡길게."
<천사의 화환>
<검증하는 길·1>
손을 잡고 놀이공원 구역에 들어섰는데, 우리는 이 놀이공원이 일반 놀이공원에 비해서 시설이 훨씬 환상적이고 파격적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이 구역의 공기는 자극적인 비명 소리로 가득 차 있어서 지금의 아이디어를 검증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응, 바로 여기야!"
샤오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나는 그의 손을 잡고 내 생각을 설명했다.
"너와 나 사이의 사랑을 표현해 보자면, 난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자극이 가장 먼저 떠오르거든."
"오? 어떤 자극을 말하는 건데?"
"예를 들면 네 오토바이 뒷좌석에 앉거나, 같이 모험을 하고 함께 싸우며 위기를 해결하는 것 같은 거 말이야."
어떤 경험이든 샤오이와 함께라면 자극이라는 두 글자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 같다.
"그런데.....어디 가서 검증하면 좋을까?"
"네가 말한 건 전부 지금은 할 수 없는데.
차라리 저걸 해보는 건 어때?"
샤오이는 옆에 있는 거대한 시설을 가리켰고, 나는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거꾸로 서있는 기타였는데, 그 위로 쉴 새 없이 관광객이 기타 줄에 묶여 훌쩍 뛰어내렸다.
악기 줄의 반동과 메아리치는 비명이 어우러지는 장면은 제법 유쾌했다.
이 시설은 2인용 번지점프였는데, 비명 소리의 음량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것 같았다.
"좋은데!"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기타 꼭대기로 향했다. 밑에서 봤을 때 이미 점프대의 높이를 느낄 수 있었지만, 천천히 높은 곳으로 올라가 공중에 있으니 좀 무서웠다.
나는 엘리베이터에서 밖을 내다보았고, 번지점프를 시작하기도 전에 벌써부터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무서워? 걱정하지 마, 내가 있잖아."
샤오이는 웃으면서 말했고 팔짱을 끼고 있던 내 손을 꼭 잡았다.
"샤오이, 난 늘 네가 어떤 것도 무서워하지 않는 강한 심장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져."
"누가 내가 무서운 게 없다 그랬어? 그냥 경험을 많이 하다 보니까 무서울 게 없는 것뿐이지."
샤오이의 말에 긴장한 마음이 진정됐지만, 난 좀 더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그를 껴안고 뺨을 그의 몸에 붙였다.
갑자기 샤오이의 심장박동도 서서히 빨라지는 것 같았다.
"응? 왜 네 심장도 빨라지는 거야?"
"내 심장이 누구 때문에 빨라진 건지 모르겠어?"
나는 당연히 알고 있다. 마음속에서 달콤한 기운이 감돌았고, 나는 헤헤 웃었다. 그도 웃으며 손을 뻗어 내 코를 긁적였다.
"사랑하는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는데 당연히 심장박동이 빨라지지. 이건 몇 번을 겪어도 절대 익숙해지지 않아."
샤오이가 말을 마치자 주머니 속에 있던 열쇠 조각이 갑자기 빛났고, 이번에는 우리 둘 다 보았다.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것도 역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한 조건 중 하나인가 봐!"
이때 엘리베이터가 마침 기타 꼭대기에 도착했고, 나는 자신만만하게 샤오이의 손을 잡고 유리 통로에 발을 내디뎠다.
직원이 번지점프 전용 로프를 묶어주었는데, 2인용 로프는 나와 샤오이의 발을 함께 묶는 것이었다.
꽉 묶여있었기 때문에 내가 움직이면 샤오이도 나를 따라 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발견에 나는 흥미로워졌고, 고개를 들어보니 샤오이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전로프를 매는 내 모습은 좀 서툴렀지만, 그는 모험을 떠나는 용감한 용사처럼 보였다.
모든 준비는 끝난 뒤 우리는 점프대 위에 섰다. 끝없이 펼쳐진 구름 속을 내려다보니 내 마음은 더 불안해졌다.
바람이 내 옷자락을 휘날리며 빠르게 내 몸에 부딪히자 나는 시선을 돌리고 샤오이를 꼭 껴안았다.
"무서우면, 크게 소리 질러."
문득 예전에 샤오이와 함께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탔을 때, 샤오이가 내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그렇게 말해줬던 게 떠올랐다.
"소리 지르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어."
"무슨 방법인데?"
나는 샤오이의 품에 안겨 웅얼거리며 말했다.
"너를 꽉 안으면 돼! 그러면 무섭지 않아!"
샤오이는 가볍게 웃었다. 나는 볼 수 없었지만 그 웃음소리에 따라 그의 가슴이 진동하는 게 느껴졌다.
셋, 둘, 하나......직원의 안내에 따라 우리는 서로를 껴안고 함께 아래로 뛰어내렸다.
귓가에 바람이 불며 휙휙 지나갔고, 우리는 짙은 구름 사이를 누비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더할 나위 없는 자극을 즐겼다.
마치 하늘과 대화하는 것 같았고, 숨을 쉴 때마다 자유와 해방감이 가득해졌다.
악기 줄이 팽팽해지면 우리는 함께 구름 속으로 떨어졌고; 악기 줄이 다시 반동하면 우리는 다시 함께 중력을 이겨내고 구름 위로 돌아갔다.
이번에 난 무섭다고 비명 지르지 않고, 샤오이와 함께 크게 웃었다.
자유낙하든, 순간적인 반동이든, 그가 곁에 있는 한 끝없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의 격렬한 심장박동은, 자극적인 번지점프로 인한 생리적인 반응뿐만 아니라 수없이 처음 만나는 것처럼 가슴이 설레게 하는, 곁에 있는 사람 때문이기도 하다.
<냥냥의 냥냥>
<바다의 축복>
<검증하는 길·2>
우리는 기타 꼭대기에서 내려오면서 손에서 여전히 빛이 나지 않는 열쇠 조각에 대해 논의했다.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몇 번 밝아지기만 하고 반응이 없을 줄은 몰랐어."
"어쩌면 우리가 처음부터 잘못 짚었을 수도 있어."
"무슨 뜻이야?"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건 자극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서로 끌려서 생기는 설렘 때문이야."
나는 아까 엘리베이터에서 샤오이에게 가까이 다가갔을 때 끊임없이 빨라지던 그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었던 게 생각났다. 그건 확실히 외부 자극에 의한 건 아니었다.
"아마 열쇠 조각에게는 특별한 사랑이 아니었나 봐."
말을 마치고 난 뒤 나는 깊은 생각에 잠겼다. 도대체 특별한 사랑이란 뭘까? 나는 한동안 생각의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이때 귓가에 레이싱카의 굉음이 들려왔고, 나와 샤오이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찾아보다가 멀지 않은 곳에 레이싱 게임 종목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아니면, 우리 이 레이싱 게임 한 번 해볼까?"
샤오이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우리는 구름 속 경주로에 도착했고, 다른 관광객들이 각양각색의 카트를 몰고 달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대결하는 게임인데 어떻게 특별한 사랑을 검증할 수 있어?"
"진정한 사랑은 일방적으로 주는 게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 주고받는 거잖아.
대결하는 게임이라고 해도 중요한 건 승패가 아니라 함께 경쟁하는 과정이지.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해서 결승선까지 함께 달리는 거야.
좋아하는 사람과 통쾌한 시합을 하는 게 특별한 사랑이 아니라고 누가 말할 수 있겠어?"
자신만만한 샤오이의 말을 들었는지 주머니 속의 열쇠 조각이 반짝였고, 그의 생각에 동의하는 것 같았다.
"좋아, 그럼 우리 치열한 레이싱 대결을 해보자!"
나는 샤오이를 끌고 구름 속 경주로로 뛰어갔고, 절차에 따라 먼저 마음에 드는 카트 스타일을 골라 보았다.
나는 한눈에 레몬 모양의 차에 시선이 끌렸고, 레몬 카트를 이번 레이스의 파트너로 선택했다.
직원에게 확인받은 뒤 나는 샤오이가 어떤 카트를 선택했는지 보러 달려갔는데, 항상 결단력 있었던 그가 뭔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그의 앞에다 대고 흔들었다.
"차가 너무 많아서 샤느님이 못 고르고 있는 거야?"
샤오이는 살짝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가볍게 웃었다.
"차들이 다......너무 귀여워서."
확실히 주위를 살펴보니 기본적으로 차종이 전부 고양이나 강아지 모양이거나 혹은 디저트나 어린이 장난감 같은 아기자기한 편이었다.
"그리고 어떤 차들은 모양만 봤을 때 달릴 수 있는지도 의문이야."
"걱정하지 마, 여기는 판타지한 사랑의 낙원이니까 너무 많이 생각할 필요 없어.
아니면 내가 한 대 골라줄까?"
샤오이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입가에 보기 좋은 곡선을 그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좋아, 나한테 어떤 차를 골라주고 싶은데?"
"당연히......"
나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며 샤오이의 표정을 살폈고, 일부러 딸기 크림으로 가득 장식된 분홍색 카트를 가리키자 샤오이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곧 나는 손가락을 다시 오른쪽으로 돌려 옆에 있는 다른 차를 가리켰다.
"저 해적선이지!"
그 해적선은 정교하게 아래에 작은 바퀴가 줄지어 있었는데, 역시 어린아이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긴 했지만 그래도 차들 중에서는 가장 위엄있는 편이었다.
"꼬맹이가 점점 짓궂어지네."
샤오이는 웃으며 내 코를 긁적였다. 그가 차를 확정한 뒤 우리는 함께 경기 규칙을 보러 갔다.
"어? 경기 중에 아이템을 사용해서 상대를 방해할 수 있대."
"예전에 우리가 했던 레이싱 게임이랑 비슷한데."
"미리 말하지만, 나 절대 안 봐줄 거야!"
"그렇게 자신 있어?"
"흥얼흥얼,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대단한 카레이서 샤느님에게 전수 받았으니까 당연히 자신 있지!"
"그래, 그럼 나한테 청출어람이 뭔지 확실하게 보여줘."
우리는 트랙을 사이에 두고 각자 차에 탔다. 나는 몸을 기울여 차창 너머로 샤오이를 바라보았고, 그가 나에게 응원하는 제스쳐를 보내주는 것이 보였다.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자, 나는 머릿속으로 샤오이가 가르쳐줬던 레이싱 지식을 떠올렸고, 입속으로 조용히 되뇌었다.
3, 2, 1--호루라기 소리가 울리자 우리는 거의 동시에 달려 나갔다.
샤오이가 전력을 다하자 곧 그의 차가 나를 앞질러 갔다. 하지만 다행히 나도 크게 뒤처지진 않았고, 우리는 안정적으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했다.
갑자기 옆에 아이템 사용 버튼이 튀어나왔고, 힐끗 보니 아이템이 무작위로 투입된다는 물음표가 표시되어 있었다.
아이템을 교묘하게 사용하는 것도 시합의 일부분을 존중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나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버튼을 눌렀다. 선두에 있던 샤오이가 바람에 휩쓸리자, 나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그를 추월했다.
샤오이도 뒤질세라 내게 바나나 껍질을 두 개 던졌다. 다행히 나는 드리프트로 그의 공격을 피했지만 그로 인해 많이 느려졌다.
우리는 서로를 쫓았고, 두 대의 레이싱카는 마치 두 줄기의 번개처럼 티격태격하며 서로 양보하지 않고 질주했다. 샤오이의 숙련된 운전 기술로 해적선은 다시 내 앞으로 돌아왔고, 여전히 나와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를 유지했다.
종점을 상징하는 무지개 문이 점점 우리에게 가까워졌고, 마지막 스퍼트가 임박해졌다.
마지막 순간, 우리는 일직선으로 달렸고, 나는 순간 그의 차가 잠시 속도를 줄였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하자 축하 나팔이 울려 퍼졌다.
나는 한쪽에 있는 순위와 시간 기록을 보고 나와 샤오이의 기록 시간이 정확히 똑같다는 것을 발견했다.
<주인 없는 LP판>
<검증하는 길·3>
큐피드 비행 체험관 앞에서 나와 샤오이는 아이스크림 하나씩 들고 레저 의자에 앉아 먹기 시작했다.
손에 든 열쇠 조각은 여전히 칙칙하게 어두웠고, 조금도 밝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열쇠 조각을 노려보다가 아무 생각 없이 손에 들고 있는 아이스크림을 깨물어 먹었다.
그때, 옆에 있던 샤오이가 손을 뻗어 찌푸린 내 미간을 문질러주었고, 나는 기회를 틈타 그의 아이스크림을 핥아먹었다--어째서인지 내 아이스크림보다 더 맛있게 느껴졌다.
"무슨 생각해? 얼굴 찡그리고."
"생각 좀 하고 있었어, 도대체 특별한 사랑이란 뭘까?"
나와 샤오이 모두 각자의 생각을 검증해 보려고 했지만 열쇠 조각은 밝아지지 않았다.
나는 고민하며 샤오이의 팔에 기댔고, 체험관 앞에 놓인 작은 장식품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도 나의 시선을 따라 작은 장식품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었다.
"아니면 우리도 큐피드가 돼서 하늘을 몇 번 날다 보면 특별한 사랑이 뭔지 알게 될지도 몰라."
샤오이의 생각을 듣고 나니 나도 모르게 상상하기 시작했다......나와 샤오이는 날개를 펴고, 손을 잡고 하늘을 날았다.
의식의 흐름처럼 엉뚱한 생각이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그와 함께 해보고 싶었다.
"그럼 우리 가보자!"
손에 들고 있던 아이스크림을 두세 번 만에 다 먹고 체험관 안으로 들어가자, 직원들은 우리에게 먼저 마음에 드는 날개 모양을 고르라고 했다.
의상실 안에는 각양각색의 날개들이 있었고, 어떤 날개들은 내 몸통보다도 컸다. 나는 작은 날개를 하나 골랐고, 등에 메보니 꽤 귀여웠다.
반면에 샤오이는 아주 큰 하얀색 날개를 골랐는데, 그가 입자마자 가게 안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창밖의 한 줄기 햇빛이 그에게 쏟아지자 티 없이 순수한 깃털이 부드러운 광택을 발산했고,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가운데 샤오이의 잘생긴 얼굴은 더 날카롭고 멋있어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그는 다른 사람의 시선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나를 향해 꼿꼿이 걸어왔다.
"날 왜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봐?"
"네가 잘생겨 보여서."
나는 웃으면서 앞으로 다가가 그를 안았다.
"네 날개에 비하면 내 날개는 정말 작네."
"귀여운 것보단 낫잖아."
우린 나란히 서있었다. 나는 거울에 비친 나와 그를 바라보다 그의 시선이 계속 내게 쏠려 있다는 걸 알아차렸다.
"우리 둘 중 하나는 견습 큐피드 같고 한 명은 베테랑 큐피드 같은데, 네가 나보다 훨씬 대단해 보여!"
"네가 나보다 좀 더 대단한걸, 견습 큐피드일 뿐인데 베테랑 큐피드가 네게 첫눈에 반하게 만들었으니까."
그는 날개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가리고 고개를 숙여 내게 키스했다.
이때, 갑자기 열쇠 조각이 다시 빛났다.
우리 둘 다 왜 지금 열쇠 조각이 빛난 건지 의아해했지만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직원이 우리에게 다음 단계인 하늘로 날아가라고 재촉했다!
산들바람이 가볍게 우리의 얼굴을 스치며 살짝 시원하게 해주었고, 샤오이는 내 손을 잡고 내가 아까 상상했던 것처럼 나를 데리고 하늘을 날아다녔다.
우리는 사랑의 낙원 전체를 내려다보았다. 각종 놀이기구들이 들쭉날쭉하고 알록달록해서 마치 열렬한 색채가 환상으로 가득한 세상을 그려낸 것 같았다.
방금 나와 그가 했던 두 종목은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여서 자세히 들여다보았는데, 관광객들이 기본적으로 한 쌍을 지어 나란히 걷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아쉽지만 나는 진짜 큐피드는 아니잖아."
나는 활 쏘는 동작을 흉내 내며 손을 잡고 길을 걷는 커플을 향해 공기 화살을 쏘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도 사랑의 활을 들고 잘 어울리는 한 쌍에게 사랑의 화살을 쏠 수 있었을 텐데."
"큐피드는 하나의 화살만 갖고 있는 건 아니야. 사람들을 사랑에 빠지게 하는 금화살 말고도 서로를 미워하게 하는 납화살도 있거든.
내 말은, 난 세상의 악연을 갈라놓는 큐피드가 되고 싶다는 거지."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런 대단한 말은 샤오이만 할 수 있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니까 큐피드의 권력도 꽤 대단한 것 같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은 함께하게 할 수 있고, 떨어져 있고 싶은 사람은 떨어지게 할 수 있으니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큐피드는 어떻게 이 세상 사람들이 커플이 될 수 있는지 아닌지를 정의하는 걸까?
또 무슨 판단으로 그들이 서로를 미워하게 하는 걸까?"
"만약 정말 신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큐피드는 아무렇게나 화살 쏘는 걸 좋아하는 거라면?
넌 우리가 납화살을 맞으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샤오이는 웃으며 우리 몸에서 화살을 뽑아내는 동작을 취했다.
"진짜로 맞았다면 당연히 먼저 화살을 뽑아내야지."
우리는 조용히 공중에 떠 있었고, 그는 내 손을 잡고 더없이 진지하고 다정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바람이 샤오이의 머리카락을 날렸고, 청록색 눈동자는 부드러움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나는 매일 너를 따라다니면서 우리가 예전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회상하고, 이 화살이 나한테 조금도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할 거야.
그리고 차근차근 네게 다가가서 너도 나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기억하게 해줄 거야, 네가 나를 미워하지 않을 때까지.
그때,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말해줄게. 큐피드의 납화살이라도 우리를 갈라놓을 순 없을 테니까."
그가 하는 말을 듣고 나서 나는 그저 그를 꼭 껴안고 그가 나의 심장박동과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의 날개가 너무 큰 데다가 공중에 떠 있기 위해 끊임없이 날갯짓을 했기 때문에 나는 그를 도저히 안아줄 수 없었다.
"아......"
내 표정을 본 샤오이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미소를 지었고, 눈빛이 날렵하게 반짝였다.
"봐봐, 큐피드가 되어도 좋을 게 없다니까. 안길 권리도 없잖아."
그리고 그는 날개와 연결된 속박 장치를 단번에 풀었다. 순식간에 우리는 흩어지는 수많은 깃털에 둘러싸였고, 마치 환상적인 깃털 비처럼 공중에서 춤을 추었다.
이 빗속에서, 나는 그의 품에 안겼고, 마침내 그를 꽉 안아줄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뒤에 있던 작은 날개는 우리 둘의 무게를 견디지 못했고,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고 함께 떨어졌다.
이제 어떻게 될까? 나는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았다.
내가 아는 건, 그와 함께라면, 그와 함께 흙먼지가 되더라도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바로 그때, 주머니 속의 열쇠 조각이 순식간에 거대한 빛을 내더니 꼬마 큐피드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
동시에 부드러운 바람이 나와 샤오이를 떠받쳤고, 우리를 천천히 땅 위로 들어 올리는 게 느껴졌다.
꼬마 큐피드는 양손을 꽉 쥐고, 눈에서 사랑의 거품을 내뿜으며 작은 날개를 빠르게 펄럭였다.
꼬마 큐피드
"정말 다행이야, 드디어 열쇠 조각이 켜졌어!
사랑을 위해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건 정말 자극적이잖아, 이게 바로 가장 특별한 사랑이야!"
말이 끝나자마자, 샤오이는 나를 품에 안은 채 땅 위로 돌아왔다.
<샤오이와 함께 약속하기>
<특별한 사랑>
우리는 빛나는 열쇠 조각과 에너지 병을 꼬마 큐피드에게 건네주었고, 꼬마 큐피드는 매우 심취한 표정으로 두 물건을 받았다.
꼬마 큐피드
"Bravo! Bravo!
내가 이렇게 오랫동안 일했는데 너희들만큼 특별한 사랑은 이제껏 본 적이 없었어."
꼬마 큐피드는 마치 진귀한 보물을 보는 것처럼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나와 샤오이를 바라보았다.
꼬마 큐피드
"두 사람은 걱정하지 마, 내가 보답으로 두 사람의 이야기를 꼭 노래로 만들어 줄게.
성가대에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를 노래하게 할 거야.
그 이야기는 분명 신계 구석구석까지 퍼지게 될 거야, 축복할게!"
꼬마 큐피드는 자기만의 세상에 빠져 있느라 나와 샤오이는 한 마디도 나누지 못했다. 꼬마 큐피드는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고는 물건을 가지고 떠났다.
내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허공을 가르는 반짝반짝 빛나는 눈물을 본 것 같았다.
다음 순간, 나와 샤오이는 서로 눈이 마주쳤고,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게 무슨 꼬마 큐피드라는 거야, 설마 신계의 신들은 다 이런 걸까?"
오늘의 모든 사소한 순간들을 떠올려보니, 열쇠 조각이 빛났던 건 바로 나와 샤오이 사이의 사랑이 격렬해졌을 때였다.
내가 그와 포옹하거나, 키스하거나, 설레고 두근거리는 모든 순간에.
우리의 사랑은 매 순간 특별했다.
"그래도 꼬마 큐피드는 꽤 재미있었어, 우리가 이렇게 즐거운 하루를 함께 보내게 해주고."
"재밌긴 했는데, 하나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었어."
그는 웃으며 나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의 눈이야말로 큐피드의 금화살이었다. 단 한 번 바라본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내 심장을 적중했으니까.
"네가 마음에 안 든 게 있었다니. 샤느님이 뭐가 잘못됐는지 빨리 말씀해 주시면 바로 고칠게요."
"어째서 누군가는 내 사랑이 어디가 특별한지 생각할 때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자극만 생각할 수 있는 거지?
난 분명 네가 좋아하는 모습을 전부 다 가지고 있는데."
나는 일부러 그의 말을 못 알아듣는 척했고, 그가 무슨 말을 할지 듣고 싶어서 호기심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래? 어떤 모습인데? 말해줄 수 있어?"
다음 순간, 샤오이는 나를 공주처럼 안아 올려서 내 이마를 그의 이마와 붙였다.
"예를 들면......제멋대로라던가."
그리고 고개를 숙여 내게 가볍게 키스했다. 쪼고, 또 쪼아서 빠져들 정도로 부드러웠다.
"예를 들면......부드럽다던가."
"두 가지뿐인데?"
"지금 이렇게 욕심을 많이 부린다고? 그럼 넌 또 내 어떤 모습을 좋아하는데?"
나는 그의 목을 껴안았고, 그의 귓가에 대고 한마디 하자 그는 웃기 시작했다.
"문제없어, 그럼 지금 바로 집에 돌아가서 만족시켜 줄게."
석양이 하늘을 부드러운 황금빛으로 물들였고, 사랑의 낙원의 소란스러움도 우리와 점점 멀어졌다.
만약 이 세상의 연애가 모두 큐피드가 인도하는 것이라면 나와 샤오이는 서로의 큐피드일 것이다. 만나는 그 순간, 전혀 망설이지 않고 상대방을 향해 사랑에 빠지게 하는 큐피드의 화살을 쏘고 있으니까.
<샤오이 대사 모음>
🔊나의 지휘관 아가씨, 만족하십니까?
🔊 과녁을 맞추면 화살은 심장으로 향할 거야, 이게 우리의 케미지.
🔊 표적은 고정했으니까, 네 명령만 기다리고 있어.
🔊 최고의 현상금 사냥꾼 칭호는 너에게 맡길게.
🔊 네가 내린 임무는 완벽하게 완수하겠다고 약속할게.
🔊 아름다운 일격이네, 거리가 정말 정확했어.
🔊 대성공이야, 이제 내가 보수를 받을 차례야.
💬 잘 완성했어.
💬 긴장하지 마, 내가 있잖아?
💬 제대로 봤어? 그럼 움직이자.
💬사랑으로 가득한 이 시합에서 우리는 반드시 끝까지 갈 수 있을 거야.
💬 사랑의 바다를 항해하는 거라면 어떤 폭풍우도 두렵지 않아.
💬 큐피드와 상관없이 내 심장에 화살을 맞춘 사람은 바로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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