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통 프롤로그
💬启程 출발
치시섬으로 출발하기 전 마지막 주말, 나와 샤오이는 집에서 이번 바다 여행의 짐을 꾸렸다.
캐리어의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마음먹은 나는 지금 양손에 옷 한 벌씩을 들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고민했다.
결국 도움을 청하는 시선이 한쪽에 있는 샤오이에게 향할 수밖에 없었다.
"어떤 옷을 가져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샤오이는 손으로 턱을 괴더니 훑어보며 잠시 생각했다.
"스포티 스타일은 움직이기 편할 거고, 긴 치마는 해변에서 사진 찍기 좋겠네.
그래서 아무거나 가져가도 괜찮을 것 같아."
"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더 고민되는데......"
명확한 답을 얻지 못한 나는 눈앞에 있는 두 옷을 보며 더 깊은 망설임에 빠졌다.
"옷 두 벌 때문에 얼굴이 찡그려져서 만두가 됐네.
그럼 다 챙기고, 도착하면 기분에 따라서 결정하면 되잖아."
"하지만 내 캐리어는 거의 꽉 찼단 말이야."
"벌써 꽉 찼다고? 뭘 챙겼길래?"
"가만있자......일단, 섬은 햇빛이 정말 강하니까 선크림과 선글라스는 필수고.
그리고 알로에 젤도 있어. 그러면 햇빛에 타더라도 애프터 선케어가 가능하지!"
"준비가 정말 잘 되어 있는데. 또 뭐가 있어?"
"혹시 몰라서 반창고도 가져왔지......참, 모기약을 어떻게 잊을 수 있지!"
짐이 더 많아질수록 카펫 위에 가득해지는 수납백과 아무리 봐도 다 담을 수 없는 캐리어를 보면서 머리가 아파졌다.
"더 챙기면 단기 여행이 아니라 온 가족이 이사하게 생겼어."
샤오이의 장난에 난 조금 쑥스러워져서 귀를 만졌다.
"네 짐은, 벌써 다 챙긴 거야?"
샤오이는 턱을 치켜들었고, 그가 가리킨 방향을 따라가 보니 작은 검은색 캐리어가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 홀로 외롭게 숨겨져 있었다.
"응? 이게 다야?"
샤오이는 캐리어를 들고 지퍼를 열어 내게 보여주었다. 그 안에는 세면도구 한 팩과 갈아입을 옷 몇 벌만 들어 있었다.
"보통 짧은 여행에 난 이것만 가져가도 충분해."
"나도 이렇게 간단하게 챙기고 싶은데 매번 마지막에 정리할 때마다 이것도 챙기고 저것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그러다 이렇게 되는 거지."
내가 자포자기하듯 소파 위에 털썩 주저앉자 샤오이는 내 얼굴을 꼬집었다.
"가져가고 싶은 건 다 챙겨. 여행을 갈 땐 얼마나 가져가야 한다고 정해진 규칙은 없잖아.
그리고 나도 캐리어 가져갈 수 있으니까 마음껏 담아."
난 눈이 반짝였고, 바로 몸을 똑바로 앉혔다.
"그럼 난 사양하지 않고 네 여행 짐의 한도 좀 차지할게!"
샤오이는 내 반응에 웃었고, 손을 뻗어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좋아, 모두 네 거야."
출발하는 날은 순식간에 다가왔다. 우리가 탑승한 비행기는 두툼한 구름층을 지나 치시섬 공항에 안정적으로 착륙했다.
입국장 유리문을 나선 뒤에 난 눈을 감고 심호흡했다. 큰 바다의 비린내가 순식간에 콧속을 가득 채웠다.
"햇살, 바다, 뜨거운 바람......갑자기 휴가 온 기분이야!"
"이제서야? 여행은 떠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말도 있잖아."
샤오이는 캐리어 위치를 옆으로 바꿔 한 손을 비우고 내 손을 잡았다.
"그래서 난 너랑 같이 짐을 챙겼을 때 이미 휴가 상태에 들어갔어."
주차장을 지나 우리는 검은색 스포츠카 앞에 멈춰 섰고, 샤오이는 트렁크를 열고 짐을 실었다.
한낮의 태양이 계속 내리쫴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따가웠다. 내가 손을 들어 이마를 가렸을 때 갑자기 머리가 무거워졌다.
나는 거울을 꺼냈고, 방금 그건 샤오이가 나를 위해 씌워준 밀짚모자였다.
다만 특이하게도 모자 꼭대기 한가운데에 작은 네잎클로버 하나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고, 나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정말 귀여운 밀짚모자네."
"살 때는 그냥 너한테 잘 어울릴 거라고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딱 햇빛을 가리는 데 쓰고 있으니 의외의 서프라이즈네."
"매번 너한테 선수를 빼앗기다니. 나도 네가 필요할 때 멋지게 나서서 너한테 서프라이즈 줄 수 있는 걸 생각해 봐야겠어."
나는 내가 가장 익숙한 조수석으로 향하며 말하고 있는데, 의외로 샤오이가 앞서서 조수석 문 쪽에 기댔다.
"미안하지만 오늘은 여기가 내 자리야."
"응?"
나는 의심스럽게 차 내부를 들여다보았고, 이쪽이 조수석이 맞다는 걸 분명히 확인했다.
"착각한 거 아니야? 운전석은 분명 반대쪽에 있는데?"
"맞아, 근데 네가 방금 나한테 서프라이즈를 준다고 하지 않았어?
이제 이 기회는 이미 너한테 넘어갔어.
오늘 운전대는 너한테 맡길 테니까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는 네가 결정해."
샤오이가 이런 제안을 할 줄은 몰라서 과연 내가 이 임무를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난 조금 신나기도 했다.
어쨌든 평소에는 샤오이가 나를 데리고 놀러 다녔지만, 오늘은, 내게 모든 것이 달려있다.
나와 샤오이는 차에 타고 안전벨트를 맸다. 출발을 위한 모든 것이 준비됐다.
시동이 켜지면서 운전대를 잡은 다섯 손가락은 긴장 때문에 살짝 하얗게 질렸다. 샤오이는 웃으면서 내 손을 잡았다.
"긴장할 필요 없어, 편하게 해."
나는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가속 페달을 밟았다.
"그럼 너도 가만히 앉아 있어, 우리 출발한다!"
💬望海要塞 바다 조망 요새
짙푸른 맑은 하늘이 바다와 일직선을 이루고 있고 스포츠카는 끝이 보이지 않는 해안도로를 달리고 있다.
"이 치시섬의 새로운 자동차의 신께서는 절 어디로 데려갈지 결정하셨나요?"
"당연하지, 실망시키지 않을게."
스포츠카는 차선을 바꿔 도로를 벗어났고, 잠시 후 눈앞에 해변의 폐허가 나타났다.
나는 속력을 낮추고 폐허 앞에 안전하게 차를 세웠다. 차 문을 열자 바닷물의 짭짤한 냄새가 배가 되어 덮쳐왔다.
"도착했어, 여기가 바로 우리의 첫 번째 명소야."
샤오이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모래바람에 침식되어 무너진 담벼락은 바닷가에서 침묵하고 있는 거인처럼 보였고, 근처의 바다까지 짙은 회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너의 명소가 이 폐허라고?"
"나한테 맡긴다고 했으니까 당연히 전부 내 말에 따라야지.
후회하는 건 아니지?"
"어떻게 그래? 운전대를 너한테 줬으니까 당연히 나도 너한테 맡긴 거지.
근데 여긴 폐허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앞에 있는 건물은 해변의 요새처럼 보여."
"역시 샤오 보스야, 이것도 다 알아보네.
공략을 찾던 도중에 이 요새를 발견했는데, 너랑 같이 와서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었거든.
그래서 운전대를 잡고 나니까 가장 먼저 이곳이 떠오르더라고."
"이제 보니 우연이 아니라 이미 계획이 있었던 거네."
샤오이는 내 손을 잡고 그 요새를 향해 걸어갔다.
안개가 낀 하늘 아래서 연청색 건물은 더 짙어 보였다. 바깥쪽 벽면은 해풍에 의해 부식되어 있었고, 얼룩덜룩한 시멘트 벽면이 벗겨져 역사가 침전된 흔적을 드러냈다.
우리는 평평하지 않은 계단을 밟고 맨 꼭대기 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는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서 파도 소리가 귀에 들려와 약간의 거친 적적함을 가져다주었다. 나는 양손을 난간에 대고 먼 곳을 바라보았다.
"이 요새는 예전에 정말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대."
"시야가 탁 트여 있으니 확실히 좋은 경계 지점이야."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텅 빈 전망대와 벽 구석에 있는 자갈 몇 개를 다시 보았다.
"근데 지금 무너진 모습을 보니까 옛날의 이곳이 어떤 모습이었을지 잘 상상이 가질 않아."
"해변의 요새라면 전망대는 보통 근처 항구의 배를 감시하는 데 사용되었을 거고 동시에 경계하는 포대도 있었을 거야."
샤오이는 한쪽으로 걸어갔고, 벽에 난 대포 구멍을 가리키며 또 내게 지면에 남아 있는 흔적을 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희미한 윤곽을 보아하니 나는 그것이 한때 포대였을 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봐, 그리고 그 밑에 방호 구덩이를 깊게 파서 습격을 피했을 거야."
"너 어떻게 요새의 설계에 대해 그렇게 잘 알고 있어? 대학교에 전문적인 수업이 있나?"
샤오이는 가볍게 웃으며 나를 품에 끌어안았고, 점점 더 거세지는 바닷바람을 막아주었다.
"예전에 바다로 나가서 정박해 두는 동안, 나 혼자 육지로 올라와서 구경하는 걸 좋아했거든."
가끔 비슷한 요새를 마주치게 되면 전망대에 가서 바람을 쐬곤 했어.
때로는 바람이 불 때 멍하니 있다 보면 어느새 하룻밤이 지나가 있기도 했지."
"밤새도록 혼자 바람을 쐰 거야?......그건 어떤 느낌이야?"
"굳이 표현하자면, 아마--고독하고도 자유로운 느낌인 것 같아."
샤오이는 먼 곳을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었고, 그 시선은 갑자기 내 얼굴 위로 떨어졌다.
"그럼 넌 지금도 그때가 그리워?"
샤오이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내 이마 위에 가볍게 키스했다.
"아니. 지금의 나는 이미 나와 함께 바람을 쐬어줄 사람을 찾았으니까."
바닷물을 품은 바람이 짠 내와 습기를 가져왔고, 나는 샤오이의 품에 기댔다. 사람을 안심시키는 블랙 시더우드의 향이 바깥세상의 모든 것들을 막아주었다.
먼 곳의 햇빛이 바다 위로 맑고 깨끗하게 반짝이며 마치 푸른 하늘 아래 가로놓인 은백색의 비단처럼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흐리게 했다.
"정말 예쁘다......"
눈앞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작은 소리로 감탄했다. 샤오이는 침묵을 지키며 다만 나를 더 꽉 끌어안을 뿐이었다.
귓가에 들려오는 파도가 암초와 부딪히는 소리, 점점 온유해지는 바닷바람의 소리가 시간을 잊고 그냥 이대로 있고 싶게 만들었다.
나는 문득 왜 샤오이가 전망대에서 바람 쐬는 걸 좋아했는지 좀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고독한 자유가 무엇인지 알 필요는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서로에게 기대고 있는 우리는 자유롭지만, 결코 외롭지 않으니까.
💬聆风海岸 영풍 해안
바다 조망 요새를 계획했던 장소라고 말한다면, 내가 영풍 해안에 차를 세우기로 결정한 건 완전히 하늘가의 모습에 매료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각양각색의 연들이 바다 위에서 바람을 맞으며 솟아오르고 있었는데, 마치 푸른 캔버스 위에 아무렇게나 뿌린 듯한 현란한 붓놀림 같았다.
백사장 위의 관광객들은 거의 손에 연을 들고 있었다. 나와 샤오이는 군중 속을 빠져나왔고, 곧 앞쪽의 차양막 아래에 연들이 늘여져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어떤 포장지 위에 작은 바다거북 그림이 그려진 연이 첫눈에 마음에 들었다.
"빨리 봐봐, 이 연 샤오화룡 같지 않아?"
샤오이는 연을 보고는 웃었다.
"진짜 그러네."
"그럼 난 이걸로 할게!"
나는 그 연을 집어 들었고 의외로 묵직했다. 하지만 만족스럽게 품에 안았다.
"너는? 어떤 걸로 할 거야?"
나는 샤오이를 곁눈질로 바라보았고, 그는 몸을 굽혀 연 더미를 뒤적거리다가 범고래 그림이 그려진 연을 하나 골라냈다.
"이거 괜찮네, 꽤 패기 있어 보여."
연을 고르고 난 뒤에 우리는 포장을 풀 수 있는 비교적 넓은 공간을 찾았지만 나는 바로 어안이 벙벙해졌다--
바다거북 그림의 연은 지름이 무려 2m가 넘었고, 연을 날리기도 전에 벌써 눈길을 끌었다.
"......어쩐지 아까 이 연이 꽤 무거운 것 같더라."
하지만 샤오이의 손에 있는 연의 크기는 뜻밖에도 보통 연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서 그야말로 미니어처 같았다.
어리둥절해져서 서로 얼굴만 쳐다보다가 나는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이 두 연은 위에 그려져 있는 동물의 부피하고는 정말 완전 반대네."
"아니면 우리 둘이 바꿀까?"
"괜찮아, 나도 때마침 초대형 연에 도전할 수도 있고 말이야."
다만 웅장한 이상과 포부는 늘 말하는 건 쉽지만 실현하기 정말 어렵다는 게 아쉬울 뿐이었다.
샤오이가 간단하게 두 걸음 뛰자 작은 범고래는 가볍게 하늘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나의 초대형 바다거북은 여전히 백사장 위를 열심히 기어다니고 있었다.
나는 거대한 연을 끌고 백사장 위를 힘껏 뛰어다녔고, 마침내 격렬한 바닷바람이 불어와서 이 바다거북을 두둥실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연은 날아올랐지만 나는 여전히 방심할 수 없었다. 연이 너무 커서 나는 손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실을 제어할 수 없었다.
내가 실과 힘을 겨루려고 할 때 한 손이 내 손에 있는 실타래를 잡았고, 샤오이가 실을 단단히 잡아당겼다.
"이 연은 확실히 샤오화룡처럼 느릿느릿하네."
샤오이가 뒤에서 나를 감싸안자 난 그의 몸에서 전해지는 뜨거운 열기가 느낄 수 있었고, 그의 손바닥처럼 안심이 되는 느낌이었다.
"바다거북이니까 느린 게 정상이지.
연이 천천히 날아오르면 나도 천천히 놓아줘."
샤오이의 도움으로 바다거북은 줄곧 위로 올라갔고 순조롭게 하늘 위를 날았다.
"와, 성공했어!"
샤오이는 웃으며 나를 놓아주었고, 한쪽에 놓아둔 실타래를 집어들고 가볍게 잡아당겨 그의 범고래를 내 바다거북 곁으로 오게 했다.
맑고 푸른 빛이 하늘 끝까지 이어져 바다와 하늘의 경계선을 거의 구분할 수 없었고, 바다거북과 범고래는 이 푸른 빛 속에서 갑자기 가까워졌다가 갑자기 멀어지면서 서로를 쫓고 쫓았다.
"이 두 연이 서로 시합을 하는 것 같은데, 이걸 거북이와 고래의 경주라고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초대형 바다거북과 미니 범고래의!"
샤오이는 나로 인해 웃었고, 나와 함께 고개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바다거북과 범고래의 대결이 육지도 바다도 아닌 하늘에서 일어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거야.
불가능해 보이는 만남도 언젠가 이렇게 나란히 날아오를 수 있을지도 모르지."
나는 샤오이에게 가까이 다가가 팔꿈치로 그의 팔을 가볍게 건드렸다.
"이 세상에는 불가사의한 일들이 정말 많이 있잖아.
우리처럼, 보기에는 전혀 교집합이 없을 것 같아도 지금 같이 연도 날리고 있고 말이야."
"정말 상상할 수 없는 기적이지."
샤오이는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았다. 여름날의 햇살이 그의 눈썹꼬리에 쏟아졌다.
그 짙은 초록빛의 두 눈동자가 내 얼굴과 가까워지는 것을 보며 나는 무의식적으로 눈을 감았다.
그러나 다음 순간 우리는 일제히 안색이 변했다.
작은 범고래와 거대한 바다거북이 이 순간의 부주의로 인해 함께 서로 뒤엉켰고, 이 두 연은 앞뒤로 그대로 아래로 떨어졌다.
샤오이의 범고래 연만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바다거북은 너무 커서 급하게 실을 당겨 거두어들여도 바닷속에 빠져버린 운명을 구해내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내 눈앞에서 바다거북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고 나는 놀라 한 발짝 물러서다 손으로 나도 모르게 샤오이를 잡아당겼다.
나는 발밑에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는 느낌이 들었고, 무방비 상태였던 샤오이도 같이 내게 밀려 푹신한 백사장 위로 쓰러졌다.
바로 이때 거대한 바다거북이 내려와 마치 이불처럼 우리를 뒤덮었다.
머리 위에 반투명한 직물 위에 새겨진 초록색 거북의 등껍질이 우리 눈앞의 세상도 초록빛으로 물들였다.
나는 모래 위에 누워 머리 뒤로 샤오이의 팔을 베고 그와 눈을 마주쳤고, 우리 두 사람은 참지 못하고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지금 보호색을 가진 카멜레온 같아."
"그렇다면 이 작은 세상은 정말 안전한 거 아닐까? 뭘 해도 들키지 않을 만큼?"
샤오이는 몸을 돌려 내 위를 받쳐주었고, 눈앞의 초록빛은 그의 얼굴로 대체되었다. 나의 시선은 그의 오뚝한 콧날과 살짝 벌어진 입술을 따라 그려갔고 심장박동은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
그는 나와 호흡이 닿을 만큼 더 가까이 다가왔고, 이 작게 움츠러든 공간의 온도를 빠르게 상승시켰다.
"......넌 뭐 하고 싶은 건데?"
샤오이의 눈동자는 빛이 어두워지면서 더 깊어졌다. 그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입술로 무심코 내 귓바퀴를 스쳤다.
"당연히 미처 하지 못한 일을 해야지."
나와 그와의 거리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나는 아예 샤오이의 목을 끌어안고 주객전도로 입술을 바쳤다.
샤오이의 맛이 포악하게 침략해 왔고, 그의 혀끝은 나의 입술을 온유하게 짓눌렀다.
이 작은 세상 밖에서는 바닷바람이 하늘의 연을 펄럭펄럭 소리를 내며 날리고 있었지만 나는 이미 들을 수도, 다른 것을 볼 수도 없었다.
오직 귓가의 심장박동과 입술 위의 감촉만이 서로 마주칠 수 없을 것 같았던 두 세상이 지금 이 순간 교차하고 있는 기적을 증명해 냈다.
💬礁石餐厅 암초 식당
바닷가 절벽 위에 암초 식당이 마치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처럼 바다를 끼고 서 있다.
이 가게의 특징은 해산물 셀프 BBQ다. 종업원이 우리를 야외 바비큐 그릴로 안내했고, 바비큐를 굽는 요령을 알려주었다.
나의 주의력이 온갖 해산물이 수북이 쌓여 있는 한쪽의 작은 나무통으로 쏠리자 이를 눈치챈 종업원이 웃으며 그 통을 들어 올렸다.
"이게 저희 가게의 간판 메뉴예요. 매일 신선하게 채집해 오는 가리비죠."
과연, 작은 나무통 안에는 싱싱한 가리비가 가득 담겨 있었고 하나하나 모두 크고 옹골찼다.
"두 분께서 관심 있으시다면 직접 껍데기를 열어보셔도 돼요."
종업원이 말하면서 조개껍데기 전용 칼을 꺼냈고, 스테인리스 소재가 빛을 반사했다.
"직접 열어볼 수 있다고?"
난 좀 해보고 싶어서 근질근질하긴 했지만, 꽉 닫혀있는 가리비가 가득한 통을 보며 살짝 망설였다.
"근데 난 해본 적 없는데 좀 어렵지 않을까?"
나는 고개를 돌리고 옆에 있는 샤오이에게 도움을 청했다.
"기술만 익히면 정말 간단해."
샤오이는 종업원의 손에 있는 작은 칼을 받아 들고 또 가리비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손을 대기 시작했고, 몇 번 찰칵거리며 꽉 닫혀있는 가리비의 딱딱한 껍질을 열어 안에 있는 매력적인 속살을 드러냈다.
"이분은 가리비 여는 베테랑 같으신데요."
종업원은 탄성을 질렀고 우리를 도울 필요가 없어지자 가리비가 담긴 통을 내려놓고 떠났다.
샤오이는 또 조개껍데기 두 개를 연달아 열었고, 수월해 보이는 그 모습에 나도 어쩌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자주 가리비 직접 열어서 먹어본 거야?"
"응, 내가 직접 바닷속에서 건져 올렸는데도 아무도 날 도와서 열어주지 않더라고."
"정말 대단하다!
그럼 방금 따온 가리비는 분명 정말 맛있겠지?"
"그야 당연하지. 싱싱한 가리비에 소금을 조금 넣고 불에 구워주기만 해도 충분히 맛있어."
난 샤오이의 말을 듣고 좀 참을 수가 없어져서 작은 나무통 안에서 큰 가리비를 하나 골라냈다.
상황을 목격한 샤오이는 가볍게 웃으며 칼을 내게 건네주었다.
"배우고 싶어?"
나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고, 기대하며 샤오이를 바라보았다.
"어렵지 않아, 내가 가르쳐 줄게."
샤오이는 내 손을 잡고 조개껍데기 틈을 깔끔하게 한 바퀴 긁어냈고, 그다음 손아귀로 칼자루를 잡고 힘을 주자 딸깍 소리가 나면서 순백의 가리비가 열렸다.
"어, 나 할 수 있을 것 같아!"
"서두르지 마, 이제 내장을 제거해야 해."
샤오이의 안내에 따라 난 가리비의 내장 부분을 제거하고 하얗게 빛나는 통통한 조갯살만 남겼다.
"잘했어, 배우는 게 빠른데."
"헤헤, 전부 다 샤오 선생님이 잘 가르쳐주신 덕분이죠!"
계속해서 나는 샤오이와 함께 조개껍데기를 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열린 가리비가 그릴에 한 줄로 가득가득하게 쌓였다.
"응, 다 열었으니까 이제 구울 준비 해도 되겠다."
"방금 가리비는 거의 다 네가 열었으니까 굽는 건 나한테 맡겨."
나는 아까 종업원이 옆에 놓아둔 바비큐 가이드를 집어 들고 자신만만하게 샤오이를 바라보았다.
"좋아, 그럼 난 샤오샤오우의 솜씨를 맛보길 기다릴게."
"문제없어!"
나는 샤오이를 식탁 쪽으로 밀어서 그를 앉힌 후에야 그릴 앞으로 돌아왔다.
가이드를 따라 나는 당면을 조갯살 위에 차례대로 깔았고, 다시 비법 마늘 소스를 뿌리자 공기 중에 빠르게 입맛을 돋우는 향이 퍼졌다.
하얀색이었던 조갯살은 곧 노릇하게 변했고, 당면과 소스는 지글지글 소리를 내며 구워져서 아주 먹음직스럽게 보였다.
"이 정도면 익었을까?"
"응, 너무 오래 구우면 당면이 말라버려서 이 정도가 딱 좋아."
샤오이는 어느새 다시 그릴 쪽으로 돌아와 가리비를 살펴보았다.
그는 손가락으로 내 이마의 옅은 땀을 닦아낸 뒤에 가리비를 집어 접시에 담고는 후 불어서 살짝 식혔다.
"후......바비큐 셰프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너 먼저 먹어, 나머지는 내가 구울게."
나는 재빨리 고개를 저었고, 샤오이를 따라 가리비를 하나 집어서 불어서 식힌 뒤에 다른 접시에 담았다.
"바비큐 셰프는 조개껍데기 열기의 거장과 함께 먹고 싶은데요!"
말을 마치고 나는 샤오이의 손을 잡고 그와 함께 식탁으로 와서 앉았다.
샤오이는 그의 앞에 있는 가리비를 들어 올렸지만, 입 속으로 서두르지 않고 허공에다 흔들었다.
"나랑 같이 맛보고 싶다면서, 좀 특별한 의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샤오이의 뜻을 알아차리고 가리비를 들어 올렸다.
가리비를 든 두 손이 허공에서 멈추었다가 곧이어 말없이 찰떡궁합처럼 가볍게 앞으로 나아갔다.
"'건배'."
(원문은 干贝[gānbèi], 건배干杯 [gānbēi]와 발음이 유사함)
"'건배'!"
조개껍데기가 함께 부딪히면서 작은 소리가 났지만 이내 우리의 웃음소리 속에 잠겼다.
💬秘宝奇遇 :前往 보물과의 뜻밖의 만남 스토리
쪽지에 적힌 힌트대로 나는 내비게이션을 설정하고 산길을 따라 쭉 나아갔다.
"전설의 '보물'이 뭘까?"
샤오이가 대답하기 전에 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평범한 금은보화는 아닐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너무 평범하잖아.
어쩌면 더 환상적이거나 어떤 마력이 있는 물건일지도 몰라."
"오? 만약에 둘 다 아니라면 실망하지 않겠어?"
"설마, 보물이 가짜라고 해도 너랑 섬에서 겪은 일들은 이것보다 더 진짜일 리 없잖아.
이렇게 좋은 추억만 있어도 충분해!"
차창 밖의 찬란한 햇빛이 짙푸른 바다 위를 비추며 햇빛에 반짝이는 물결을 반사했다.
"이렇게 쉽게 만족한다고?"
내가 고개를 끄덕이려는데 차 안에 내비게이션 안내음이 울렸다--
'네트워크 재연결이 성공하였습니다. 경로를 다시 탐색합니다. 목적지 도착까지 3시간 20분 남았습니다.'
잠시 당황한 나는 길가에 있는 비상 주차 구역에 차를 세웠고, 다시 확인해 보니 내비게이션에 표시된 시간이 3시간 남짓으로 바뀐 걸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지? 아까 20분이라고 뜨지 않았어?"
"지금 아까 그 길목 아니야?"
샤오이가 지도를 뒤로 당기자 생각한 대로 갈림길이 하나 있었고, 갈림길 바로 앞에 우리 목적지가 있었다.
"그럼 방금 내비게이션은 왜......아!"
말을 끝내기도 전에 나는 아까 내비게이션이 경로를 탐색하기 전 네트워크 재연결에 성공했다고 말한 것이 생각났다.
"신호가 좋지 않아서 내비게이션 네트워크가 지연된 것 같아."
"그럼 다시 돌아갈 수 있나?"
샤오이가 재설정을 했지만 우리는 이미 산을 휘감고 있는 도로에 진입해서 돌아갈 수 없었다.
산에서 내려가는 길은 산 너머에 있었다.
다시 말해, 왔던 길을 되돌아가려면 우리는 이 산을 넘어가야 했다.
내비게이션 예상 시간에 따르면 우리는 분명 쪽지에 제시된 시간을 놓칠 것이다.
나는 울고 싶었지만 눈물도 나지 않았다. 나는 가장 관건이었던 갈림길도 놓쳤을 뿐만 아니라 3시간이나 여정을 낭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 생각하자 나는 낙담해서 운전대 위에 엎어졌다. 말하는 것도 좀 기운이 빠졌다.
"내가 미리 경로를 살펴봤어야 했는데......"
내가 반성하는 사이 옆에서 안전벨트가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고개를 들었을 때 샤오이는 본인의 안전벨트를 풀었을 뿐만 아니라 손을 뻗어 내 것도 풀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그가 팔을 벌리자 나는 바로 그 뜻을 알아차리고 샤오이의 품속에 안겼다.
"미안해, 다 내 탓이야. 보물도 못 찾고, 시간도 낭비했어."
하지만 나를 반겨준 건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가벼운 웃음소리였다.
"이 바보야, 왜 나한테 미안해하고 그래?
그리고 말하자면 사실 나도 그 갈림길을 봤는데 너랑 얘기하느라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어.
그러니까 보물을 찾지 못한 책임은 나한테도 있는 거야."
"어? 아까 그 갈림길을 봤다고?"
나는 고개를 들었지만 바로 울적해졌다.
"이제 와서 이런 말 해봐야 소용없는데 뭐......"
"누가 소용없다고 했어?"
"설마 너 무슨 방법이 있는 거야?"
"있지, 하지만 먼저 어떤 바보가 자기가 한 말을 떠올려야 해."
했던 말? 나는 머릿속을 뒤지기 시작했다.
"내가 미리 길을 봤어야 하는데......?"
샤오이의 웃음은 더 깊어졌고, 손을 뻗어 내 코를 긁었다.
"다시 반성하면 내가 너 깨물어 버릴 거야.
방금 네가 보물이 가짜여도 상관없다고, 나와의 추억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하지 않았어?"
샤오이의 말이 내 기억을 되살렸다.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나는 흥이 넘쳐났고, 지금과는 정반대였다.
"하지만 우리 겨우 단서를 모은 건데 내가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놓친 거잖아."
"어떤 길이 맞는 거라고 누가 정하기라도 했어?"
"네 말은......"
"우리가 왜 꼭 쪽지에 적힌 대로만 해야 하는데?"
샤오이의 목소리는 마치 진정제 같아서, 날 초조한 기분에서 단번에 벗어나게 해주었다.
"네 말이 맞아, 보물은 원래 우리 여행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아니었으니까. 못 찾으면 못 찾는 거지."
"맞아, 그리고 내가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잖아.
오늘은 네 마음대로 해. 네가 가는 곳이면 우리는 어디든 갈 수 있어."
샤오이는 운전대를 두드리며 내가 가장 잘 아는 그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우리 이제 계속 가볼까?"
"응!"
마음속 상실감은 이미 물밀듯이 사라졌고, 나는 곧바로 내비게이션을 켰다.
"이제부터는 정말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여정이야!"
가슴을 짓누르는 돌이 없어지니 구불구불한 산길도 쉬워졌다.
스포츠카는 계속해서 산속으로 달려가 넓고 푸른 계곡으로 들어갔다.
산골짜기는 소란스러운 속세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만 들릴 만큼 조용했다. 울창한 나무들이 산을 끼고 자라나 있었고, 또 새하얀 구름층 아래에서 서로 가리고 있으면서도 어울려서 맑은 하늘이 더 깨끗해 보였다.
온통 유채 같은 청록색과 푸른색에 마치 그림 속에 있는 것만 같았다. 귓가에 휙휙 지나가는 산바람이 간간이 초목의 상쾌한 향기를 가져다주었다.
이왕 철저하게 내 마음대로 움직인 김에 나는 아예 차를 몰고 산골짜기로 들어와 샤오이와 함께 이곳을 거닐기로 했다.
"산속에 이렇게 예쁜 곳도 있었구나."
산골짜기의 맑은 공기를 깊게 들이마시자 기분도 배로 좋아졌지만, 갑자기 천둥소리가 울리면서 어떤 예고도 없이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다행히 멀지 않은 곳에 동굴이 하나 있어서 나와 샤오이는 급하게 뛰어 들어갔다.
동굴은 깊지 않았지만 자연적인 외벽이 장대비를 막아주었고 안도 어둡지 않았다.
샤오이가 비교적 평평한 큰 돌을 두드렸고, 내가 가서 깨끗하게 닦은 뒤에 우리는 함께 앉았다.
나는 샤오이의 어깨에 기댔고 숨을 길게 내쉬지 않을 수가 없었다.
"비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내리는 걸 보니까 약속대로 보물을 찾으러 가지 않은 나한테 하늘이 벌을 주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어."
샤오이는 개의치 않아 보였고, 오히려 마술이라도 하듯 가방에서 작은 술 한 병과 술잔 두 개를 꺼냈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 기가 막혀서 그를 쳐다보았지만 그는 느긋하게 술병을 열었다.
"어때? 한잔할까?"
"이건......내가 가져온 샴페인?"
"기억나? 짐 싸는 동안 네가 나랑 해변에서 술 한잔하자고 말하지 않았어?"
샤오이가 캐리어를 하나 더 가져가자고 제안해서 나는 추가로 더 많은 것들을 가져왔는데, 그중에는 술과 잔도 포함되어 있었다.
샤오이는 샴페인을 술잔에 따라 내 손에 쥐어 주었다.
나는 마치 온종일 했던 바보짓으로 술과 함께 배를 채우려는 듯 고개를 들고 한 모금 마셨다.
동굴 밖에서 부슬부슬 빗소리가 들렸고, 빗물에 씻겨 내려와 동굴 입구로 들어온 나뭇잎 몇 개는 더 푸르고 부드러워 보였다.
산림 새들도 비를 피할 곳을 찾고 있는지 이따금 낭랑한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우리의 비 내리는 경치에 반주를 더해주는 것 같았다.
나는 또 한 잔을 따라 샤오이와 잔을 가볍게 부딪쳤지만 급하게 마시지 않고 눈앞의 사람을 보며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한 모금에 취한 거야? 왜 날 보고 바보처럼 웃어."
"그냥 아까 보물을 잃었다고 슬퍼한 게 너무 바보 같아서.
너랑 같이 이 동굴에서 비 내리는 풍경도 보고, 술도 마시니까 더 즐거운 것 같아.
이런 즐거움은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고 예상하지도 않았는데 말이야.
가장 중요한 건......네가 내 옆에 있기 때문에 이런 낭만이 있을 수 있다는 건데, 그것도 온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낭만."
처음에 길을 잘못 들고, 또 갑작스럽게 비까지 마주쳤던 오늘의 경험을 떠올리면 정말 기가 막혔다.
그래서 이보다 더 나빠질 것도 없었던 상황이 샤오이의 간단한 행동으로 구름처럼 사라졌다.
샤오이는 내 뺨을 꼬집으며 또 내 잔과 부딪쳤다.
작은 술병은 금방 바닥이 났고, 공교롭게도 빗소리도 같이 그쳤다. 먹구름이 걷히고 햇빛이 쏟아져 내리면서 산골짜기에 눈부신 무지개가 걸렸다. 아름답고도 몽환적이었다.
샤오이는 고개를 기울여 나를 바라보았고, 그 눈빛은 햇빛보다 더 밝았다.
"너 아까 잘못 말했어, 우린 두 명이니까 두 몫이 있어야지.
너만이 내게 줄 수 있는 낭만도 있어야 하지 않아?"
마지막 잔을 부딪힌 뒤에 나와 샤오이는 서로 마주 보며 웃었고, 우리는 서로에게 다가가 그 거리를 더 가깝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온 세상에서 하나뿐인 낭만이든, 둘만의 낭만이든 난 전부 너에게, 오직 너에게만 주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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