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疾驰 질주>
이 지름길을 따라 쭉 가면 곧 월서호에 도착할 거야.
벌써 이렇게 흥분해서 호숫가에 도착하면 어떡하려 그래?
폭발한 정도로 흥분했다고? 응, 좋은 표현인데. 마음에 들어.
나도 당연히 신나지. 너랑 함께라면 뭘 해도 즐거운 것 같아.
만약에 반쯤 가다가 차가 고장이 나면 어떡하냐고? 그게 뭐가 문제라고, 수리하고 계속 가면 되지.
밤에 비가 오면 어떡하냐고? 그럼 우리 텐트 안에 숨어서 비를 구경하는 것도 좋지 않겠어?
늑대한테 음식을 빼앗기면......너 그 작은 머리로 어떻게 그렇게 나쁜 생각만 하는 거야.
걱정하지 마. 진짜 늑대가 빼앗아 가면, 내가 다시 뺏어올게. 절대 널 굶기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게다가, 이번 캠핑은 네가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여서 준비한 거잖아. 나는 어떤 것도 우리의 좋은 기분을 망칠 수 없을 거라고 장담해.
음? 누구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배고파?
하긴, 아침 일찍 출발했으니까 아침밥 소화가 다 됐겠네.
네가 준비한 간식들은 모두 차 뒷좌석에 뒀는데 먼저 먹으면서 배 좀 채울래?
괜찮아, 먼저 먹어, 난 배 안 고프......
먹보 고양이랑 너무 오래 있다 보니까 배고픈 것도 쉽게 전염되는 것 같네.
알았어알았어, 넌 작은 먹보 고양이고 난 큰 먹보 고양이야.
하느님도 우리가 배고픈 걸 아셨나 봐. 빨간 신호등이니까 에너지 좀 보충하자.
자, 뭐가 먹고 싶었는지 볼까?
나 먼저 먹으라고? 그럼 사양하지 않을게.
음, 맛있는데......
손을 왜 이렇게 빨리 움츠려, 부끄러워?
네가 먹여주는 초콜릿을 얌전하게 먹은 건데? 손가락에 묻은 거라도 낭비해선 안 되지.
맛있어, 하나 더 주면 안 돼?
좋아, 이 꼬마 악당, 일부러 내 입가에다가 초콜릿 바른 거지......
아니면, 너 여기 먹고 싶은 거야?
맛은 어때?
아직 맛 못 봤다고? 그럼, 다시 잘 먹어 봐......
쯧, 이 빨간 불 너무 짧다, 이따가 다시 만족시켜 줄게.
02. <筹备 준비>
앞에 있는 호수 보여? 저기가 바로 월서호야.
급하게 내려서 물건 안 옮겨도 돼. 호숫가에 텐트가 꽤 많으니까 일단 가서 하나 골라.
여기는 어때? 강가랑 가까워서 시야가 넓긴 한데, 단점은 밤에 바람이 좀 많이 불 수도 있어.
숲속도 괜찮지. 사람이 적어서 밤이 깊으면 인기척도 없거든. 뭘 해도 들키지 않을 거야.
왜 때려? 난 밤에 음악도 들을 수 있고, 별도 볼 수 있다고 말한 건데.
얼굴이 이렇게 빨개졌는데 어디 가려고?
왜 도망가? 호수에 빠지지 않게 조심해.
다시 앞에 가서 보자.
여기로 하고 싶어?
확실히 괜찮긴 해. 숲을 등지고 있으면서 호수도 마주 보고 있고, 지세도 꽤 평평해.
여기가 마음에 들어? 좋아, 그럼 우리 여기로 하자.
식재료는 너한테 맡길게, 다른 무거운 것들은 내가 하면 돼.
이 상자 속 물건들은 내 기억엔 없었는데, 네가 준비한 거야?
허, 이렇게 무겁다니. 집을 옮겨온 거야?
다 필요한 거라고? 어디 보자, 뭐가 있길래.
꽃, 등잔불, 그리고 꽃병? 이건 또 뭐야? 무드등?
준비가 완벽한데. 역시 네가 있으니까 캠핑마저 로맨틱하네.
응? 이 이불은 뭐야? 밤에 잘 때 추울까 봐?
오~캠핑 매트리스 위에 깔 거라고, 앉을 때 좀 부드럽게? 응, 꽤 주도면밀하게 생각했네.
자, 거의 다 끝났으니까 이제 샤오 셰프가 등장할 차례야.
뭐 먼저 먹고 싶어? 불고기 어때?
고기 재울 거라고? 문제없어.
고기 재우는 건 네가 맡고, 굽는 건 내가 맡을게. 남녀가 짝을 이루면 어떤 일도 힘들지 않다라는 말도 있잖아.
자, 숯은 다 됐어. 이리 와, 조금 뒤로 앉아, 데이지 않게 조심하고.
네 쪽은 어때?
오, 고기 양념도 다 하고 야채 꼬치도 해놨네.
음, 역시 내 사람답게 속도가 빠르다니까.
이건 너한테 주는 보수.
자, 이제 나한테 맡겨.
다 구워졌어. 이리 와, 첫 한 입 줄게.
뜨거우니까 조심해.
맛이 어때?
고기향도 가득하고 입에 넣자마자 살살 녹는다고? 이렇게 높은 평가를 받을 줄이야.
듣기 좋은 말로 속여서 나보고 평생 먹보 고양이 먹이게 하려는 건 아니지?
한 번에 이렇게 좋은 말을 많이 해주니까 네가 나란 사람을 원하는 건지, 아니면 내 고기 굽는 솜씨를 원하는 건지 의심이 든다니까.
걱정하지 마, 네가 말하지 않아도 나는 이렇게 할 거야.
표정을 보니까 몇 조각 구워보고 싶은 것 같은데?
좋아, 그럼 셰프님께 맡기겠습니다.
다른 뜻이 있는 게 아니라 나한테도 네 솜씨를 맛보게 해주고 싶었던 거구나.
응, 맛도 좋고 불 조절도 딱 좋아.
이 옥수수도 다 됐으니까 와서 먹어봐.
왜 먹다가 갑자기 웃어?
우리 이렇게 먹고 먹여주는 게 재밌는 것 같다고?
좀 그런 것 같긴 하다. 근데 이게 네가 전에 말한 열애 중 증후군 아니야?
무슨 일이든 서로를 대신해 주고 싶고, 눈과 손은 마치 서로의 몸을 향하고 있는 것 같은.
이렇게 하면 당연히 나쁠 건 없지. 게다가 난 즐거웠으니까.
그리고 식사뿐만 아니라 난 다른 것도 대신 해줄 수 있어.
목걸이를 하는 거나 머리 말리는 거나, 샤워 같은 거......
힘은 여전히 세네.
아직 많이 굽지도 않았는데 만약 셰프가 다치면 나중에 못 먹잖아.
응?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고? 쉿--
03. < 听声 소리 듣기>
✅果壳 과일 껍질: 그는 기꺼이 나의 달콤함과 고통을 나와 함께 자세히 맛보고 싶어 한다.
차 후드에 뭔가 부딪힌 것 같은데, 가서 보자.
다람쥐가 나뭇가지 위아래로 뛰어다니면서 빈 과일 껍질로 후드 위를 내리친 거였네.
나 왜 웃냐고? 지금 저 꼬맹이 모습 좀 봐봐, 너랑 많이 닮지 않았어?
특히 화났을 때, 그 작은 얼굴이 볼록해지는 게......
안 놀릴게, 다람쥐가 멈추지 않으면 차가 구멍 날지도 몰라.
타이어 아래에 확실히 부서진 솔방울이 좀 있네.
보니까 주차할 때 눌린 것 같아. 저 녀석은 비축해 둔 식량이 없어진 걸 발견하고 우리한테 화낸건가 봐.
달래주라고? 달래주는 게 내 전문이긴 하지만, 다람쥐를 달래주는 건......
나중에 질투하는 사람이 있을까 봐 걱정되는데, 결국 봉변 당하는 건 나잖아.
그래, 네가 이렇게 관대한데 어떻게 작은 다람쥐 한 마리를 문제 삼을 수 있겠어.
다람쥐 달래주는 것도 쉽지. 평소에 널 달래주는 방법이랑 비슷해.
무슨 방법이냐고? 맛있는 음식이나 재미있는 일을 찾아서 주의를 다른 데로 옮기는 거지.
간식 주머니에 잣이 몇 봉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가서 좀 가져올게.
자, 이거 전부 네 거야.
허, 동작이 이렇게 빠르다니, 볼이 볼록해졌잖아.
고양이처럼 땅바닥에 뒹구는 거 보니까 식사가 만족스러운가 본데.
배부르게 먹으면 화도 안 내고, 응, 달래기도 좋지.
너랑 비교하면? 너보다 훨씬 달래기 편하지. 누군가는 배불리 먹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그녀의 자유분방한 생각도 만족 시켜줘야 하거든.
인정 못 하겠다고? 분명히 이틀 전에 그랬는데, 오늘 되니까 잊어버렸어?
누군지는 모르겠는데, 주량은 세지 않지만 식욕은 왕성한 사람이 나를 취하게 만들겠다고 큰소리치더니 먼저 마시고는 정신을 놓더라고.
술에 취하니까 나를 껴안고 헛소리를 하는데.
더 이상 출근하고 싶지 않으니까 회사를 폭파시켜야 하는데, 나를 네 부하로 고용할 테니까 대신 감시해달라고 했어.
그리고 복권에 당첨되면 나를 데리고 세계 일주를 하겠다고 말해놓고 복권을 하나도 사지 않았다는 게 생각났다나.
원래 난 몇 마디 위로해 주려고 했는데 네가 내 얼굴 만지면서 너무 잘생겼다고 하더니, 그리고 나한테......
네가 다 한 말인데 내가 말하면 안 돼?
네가 그날 많이 취했으니까 내가 기억을 제대로 되살릴 수 있게 도와줘야지.
먼저 나를 안고 놓아주지 않으려 했고, 손도 얌전하게 두지 않았는데 무슨 기발한 생각이 났는지 내 복근 위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했어.
쯧쯧, 이건 네가 직접 말한 거야.
게다가 외출할 때 나를 데리고 다니면 수첩을 가지고 다닐 필요도 없으니까 영감이 생기면 바로 기록할 수 있다고도 했어.
어떻게 네가 훌륭한 디자이너가 아니겠어, 언제 어디서든 일 생각만 하는데.
맞다, 네가 내 목에 키스해서 생긴 빨간 자국을 가리키면서 이게 몇 호 립스틱이냐고도 물었어.
굳이 이 립스틱 색으로 다음 시즌 신상품에 쓸 거라고 아우성치고.
이렇게 부끄러워서 고개도 못 들면서 말이야. 난 아직 반밖에 안 했는데.
아아알았어, 말 안 할게. 더 말하다가는 누군가가 방울토마토가 되어 버리겠네.
마지막에? 물론 내가 하나하나 약속해 주고 나서야 어떤 작은 술고래는 조용해졌고, 얌전하게 나랑 같이 잠자리에 들었지.
술김에 하는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말은 들어본 적은 없지만, 한 번 입 밖에 낸 말은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는 말은 알아.
그리고 약속한 일도 난 전부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예를 들면, 네가 한결같이 생각하고 있는 립스틱 색 번호라던가.
이렇게 다양한 립스틱의 색을 비교하느라 나 정말 많이 노력했거든.
아쉽지만 연구해 봐도 네가 그날 남겨준 색이랑은 다 다르더라고.
하지만 서두르지 않아도 돼, 나한테 좋은 방법이 있으니까.
자, 좀 가까이 와 봐......
네가 지금 같은 위치에 있으니까, 다시 한번 남기면 돼.
난 못 찾겠던데, 네가 보면 무슨 색인지 알 수 있지 않아?
고개 젓는 건 안 돼.
그럼 차라리 이렇게 하자, 내가 먼저 그날의 느낌을 찾아줄게.
응, 그렇게......
어디 보자, 자국이 너무 옅은데. 다시 한번 해보자, 어때?
키스면 키스지, 왜 깨물어? 부끄러워?
보아하니 오늘은 취하지 않아서 그날의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네.
그럼 내가 대신하는 게 낫겠다. 어쩌면 그날의 색을 되살릴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역시 난 디자이너의 전문성은 없는 것 같아, 하지만 지금 네 입술 색은 그날이랑 꽤 비슷해.
다음 것도 찍어줄까? 다음 시즌까지 쓸 수 있게......
이렇게 적극적이라니, 나한테 입막음 비용을 주려는 거야?
그럼 우리 앞으로 이 일은 얘기하지 말고 그냥 잊어버리는 걸로 하자, 알았지?
이렇게 날 꽉 안아주고, 후회하는 거야? 잊어버리기 아쉬워?
사실 나도 그래. 너와 관련된 추억들은 전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어.
즐겁고 달콤했던 것들뿐만 아니라 고통스럽고 슬펐던 일들도 어느 하나 잊을 수가 없어.
이번엔 또 뭐야? 나한테 주는 감사비?
이 정도로는 부족하지.
아직 부족해.
이래야 충분하지......
훌륭한 디자이너님의 감사의 뜻, 전부 잘 받았습니다.
✅木炭 숯: 함께할 때의 오묘함, 그의 심장 박동이 답을 알려주었다.
괜찮아, 숯이 터진 거야.
내 땀이 떨어져서.
셰프가 되니까 기분이 너무 좋은데, 땀 닦아주는 조수도 있고.
땀 닦아주는 거 말고 다른 서비스는 없어?
스읍, 이 보냉 박스 확실히 효과가 좋네. 안에서 꺼낸 맥주가 아직도 이렇게 차갑고.
열을 식혀주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마음도 좀 차가워졌는데 어떡하지?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네.
가서 음료수 가져와, 고기는 거의 다 됐어.
건배.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음식을 먹으면 입맛이 유난히 좋아진다고 하지 않았어?
난 예전에는 아무 느낌도 없었는데 너랑 함께한 뒤로 알게 된......
너를 보기만 해도 구미가 당기냐고?
말은 좋지만, 아직 반 남았어.
내가 먹는 모습을 네가 봐줄 때 입맛이 특별히 좋아진다는 걸 알았어.
고구마도 샀는데 군고구마 먹을래?
안 귀찮아. 말하자면 이게 가장 간단한 요리지.
고구마를 젖은 종이로 싼 다음에 은박지로 다시 덮어주면 돼.
응, 그다음에 불 옆에 두면 천천히 익을 거야.
이렇게 구운 고구마는 달콤하고 부드러워서 네 마음에 들 거야.
맛있다는 말에 눈이 반짝반짝 빛나네.
임무 나갔을 때 다른 사람이 가르쳐 준 거야.
그때 난 가장 간단한 건조식품만 챙겨갔거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배부르니까.
그래서 결국 밖에 나가면 따뜻한 식사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교육을 받았지.
그 이후로 나는 야외에서도 스스로 뭔가 요리해 보려고 노력했어.
시간이 있으면 오늘처럼 고구마나 감자 같은 거 구워보고.
당연히 뭐든지 먹었지, 어떻게 우리 캠핑이랑 비교해.
이게 뭐가 그렇게 마음이 아프다고, 1년에 몇 번씩 야외로 가는 것도 아닌데.
모처럼 체험해 보니까 재밌어.
너도 데려가달라고? 가능은 하지만,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재미있지는 않아.
내가 있으니까 당연히 너를 너무 힘들게 하지는 않겠지만.
하지만 야외는 조건이 한정되어 있으니까 불필요한 고생을 하게 될 거야. 난 네가 날 따라서 그런 일을 다시 체험하게 하고 싶지 않아.
식사 후에 아이스크림 하나, 어때? 특별히 네가 좋아하는 맛으로 골라왔는데.
이렇게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다니, 보아하니 오늘 내가 셰프의 역할을 잘 해낸 것 같네.
왜, 먹으니까 졸려?
머리가 더 이상 못 버티는 것 같은데......그냥 나한테 기대.
밖에서 자고 싶지 않다고? 그럼 잠자기 더 좋은 곳으로 가자.
왜 이렇게 눈을 크게 떠. 네가 많이 먹었다고 내가 널 못 안을까 봐?
걱정하지 마, 아무리 많이 먹어도 안아줄 수 있어.
네가 가져온 이불이 확실히 편하긴 하다.
아무도 우릴 방해하지 않을 거야.
커튼 치면 바깥소리에도 방해받지 않을 거고.
난 안 졸려. 평소에 일찍 일어나는 게 익숙해서, 너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나도 같이 자자고? 그럼 밖에 있는 물건은 어떡하고?
그래, 그럼 네가 자고 일어나면 같이 정리하자.
음? 왜 안 자고 날 훔쳐보는 사람이 있지?
나는 잠이 안 와서. 네가 자는 모습을 보는 게 좋아.
눈 감으면 안 보이잖아? 자.
내가 네 잠벌레를 쫓아냈다고?
그래, 그럼 그 잠벌레가 어디로 갔는지 네가 찾아봐.
너한테 있을까? 아니면 나한테 있을까?
잠벌레가 내 앞머리 밑에 숨어 있다고?
음? 있나 볼래?
왜 안 찾고 내 얼굴만 멍하니 봐?
마음에 들면, 다음에 앞머리 위로 올려볼게.
이제 어디서 찾고 싶어?
응? 지금 너 고양이랑 놀아주는 거야?
나는 샤오샤오이처럼 턱을 긁어주면 코를 골지는 않지만......
똑같이 되돌려줄 수는 있지.
이렇게 한다는 건 내가 항복하기를 바라는 거야? 내가 어디 간지럼을 타는지 너 잊은 거야?
허리를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되는 사람도 있던데......
반응이 이렇게 격렬하다니, 텐트가 네 발길질에 뒤집어지겠어.
좋아, 내 품에 얌전히 안겨.
눈 뜬 거 한 번만 더 발견하면 그냥 키스할 거야.
감히 눈을 뜬다고?
잠 못 잘 건 없지, 아직 시간은 기니까.
자고 일어나서 호숫가로 가면 일몰을 볼 수 있을 거야.
늦잠 자도 상관없어, 기껏해야 텐트에서 하룻밤 자는 건데.
말이 시원치 않은 걸 보니 잠벌레가 벌써 너한테 돌아갔나 보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잠벌레가 내 품속에 있는 거 아니냐니......
귀 대봐.
대답 들었어?
잠벌레는 당연히 여기 없지.
왜냐하면 여기는 너 말고는 누구에게도 열어주지 않으니까.
✅汤 탕: 하나뿐인 비밀 레시피의 맛을 나는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불이 너무 세서 국이 넘쳤네.
손이 좀 빨개졌는데 좀 식혀줄래?
뽀뽀 서비스도 같이 제공되는구나.
응, 후후 불어주는 것보다 더 효과도 좋고, 아프지도 않아.
첫 그릇은 네 거야. 내 솜씨 좀 시식해 봐.
천천히 먹어, 뜨거우니까 조심해.
하지만 네가 데였다면 네가 방금 해준 방법으로 내가 치료해 줄 수 있어.
힘은 세다니까, 국물 흘리지 않게 조심하고.
맛이 좀 특이한 것 같아?
이건 오직 이 집만이 가능한 비법 레시피라고.
재료랑은 상관없고 국 끓이려고 국물 육수를 섞었어.
내가 처음부터 직접 만든 건 아니고, 예촨이 가르쳐준 거야.
가르쳐줬다고도 할 수는 없겠다. 어렸을 때 나랑 예촨은 같이 주방을 어지럽혔으니까.
그때 집에 먹을 게 없어서, 시장이 닫을 때쯤 남은 게 있는지 가서 좀 보다가 싸게 사 왔거든.
한 번은 조미료 가게가 문을 닫으려고 창고 정리 폭탄 세일을 했는데, 예촨이 무슨 보물을 주운 것처럼 크게 한 봉지 샀던 게 기억나.
돌아오고 나서 외국어 라벨이 붙어 있는 걸 발견했는데 나랑 예촨은 한참 동안 연구했지만 뭔지 이해할 수 없었어.
매번 요리할 때마다 조금씩 넣어서 맛보는 수밖에 없었지.
그 때는 밥 먹을 때마다 랜덤 박스를 여는 것 같았어.
맛있는 걸 마주치면 빨리 공책에 양념 이름이랑 레시피를 적어놨어.
그런데 그런 날은 많지 않았지. 운이 좋아도 기껏해야 설탕을 소금이라 생각하고 먹었었어.
운이 안 좋으면......상 위의 요리가 전부 이상한 조미료 맛이 나서 얼굴을 찡그리고 겨우 먹었지.
그런데 예촨은 원래 요리 솜씨가 그런 편이어서, 조미료의 문제인지 아닌지는 말하기가 어렵네.
모든 조미료를 다 먹어보고 난 뒤에 예촨은 자신감이 생겼는지 맛이 너무 단조롭다고 하더라.
그래서 우리는 양념들을 이것저것 조합했는데, 그 맛은 조미료 하나보다 살상력이 대단했지.
지금 말로 하면 그때 만든 건 전부 암흑의 요리였어.
나랑 예촨은, 그 와중에 정말 즐거웠어. 매일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게.
이 국물 육수 레시피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탄생한 거야.
웃긴 건 그날 야채국을 다 끓이고 나서 내가 먼저 한 모금 마셨는데.
이상한 맛도 안 나고 좋은 맛만 나길래 그래서 나는 내 미각이 요 며칠 동안 고생하더니 결국 고장 나버렸다고 생각했어.
놀라서 나도 재빨리 예촨한테 맛보라고 했는데 먹어보더니, 예촨도 맛있다고 하는 거야.
우리는 믿을 수가 없어서 옆집 이웃을 찾아갔는데 의외로 모두 이 요리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물어보더라고.
그렇게 오래도록 이 집안의 몇 안 되는 간판 요리가 되었지.
나중에 대학교에 다닐 때 배를 타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는데.
그동안 조미료 맛보는데 중독됐는지 낯선 나라에 갈 때마다 현지 시장을 돌아다녔어.
재미있는 조미료를 발견하면 예촨한테 가져가서 비법에 추가하라고.
맛이 있든 없든, 예촨이 날 따라와서 같이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어.
비록 지금 예촨은 벌써 많은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유독 이 육수 레시피는 훤히 알고 있더라고.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지, 조미료 이름은 무엇인지, 양은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너한테는 당연히 알려줄 수 있지.
이렇게 진지하게 필기까지 하려고.
잘 배워서 나한테 만들어 주려고? 그럼 기다릴게.
04. <共舞 함께 춤을>
날이 어두워졌는데 춥지 않아? 내 외투 좀 걸쳐.
넋 놓고 있었어? 여기 풍경이 정말 아름답네.
왜 월서호에 온 거냐고?
전에 영화 보면서 "나랑 같이 달에 산책하러 가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맞아, 이 호수에는 달 위로 착륙할 수 있는 비밀이 숨겨져 있거든.
곧 해가 질 텐데, 어디 한 번......달 착륙 모험을 떠나볼래?
잘 탔어?
응, 나도 너랑 같이 일몰을 봤을 때가 생각났어.
모터보트를 타고 너를 데리고 해질녘을 향해 폭주했는데, 지금 노 젓는 분위기랑은 완전 다르지.
다 좋아. 자극적이든, 평범하든, 사나운 바다든, 평온한 호수든.
중요한 건, 너와 함께 갈 수 있는 목적지가 있다는 거야.
이 목적지는 허무맹랑한 개념이 아니라 너의 손을 잡고 도착할 수 있는 곳이야.
널 만나기 전까지 난 늘 혼자 자유롭게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녔지.
아무리 생각해도 그때의 샤오이가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걸 이렇게 즐길 줄은 몰랐어.
혼자 있다는 건 확실히 자유롭지만, 시도하지 않는 일도 많았지.
예를 들면 함께 수족관에 가서 영감을 얻는다거나, 함께 해변에서 서핑한다거나, 지금처럼 함께 알려지지 않은 서프라이즈를 발견하러 간다던가.
내가 "함께"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한다고?
그건 이 "함께"의 대상이 누구냐에 달렸지.
너라면, 함께 침대에서 늑장 부리고, 함께 양치질하고, 함께 클렌징폼을 서로의 얼굴에 발라주고, 함께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함께 밥을 먹고......
"함께" 뒤에 뭐가 붙든 전부 날 즐겁고 기대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
모두 즐거운 일인데 나쁜 일까지 더해야 해?
함께 비에 젖고, 함께 길에 가로막히고, 함께 세상의 종말을 맞이하고......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둘이 함께 나누니까, 압박도 절반으로 줄어들 테고.
당연히 난 여전히 너랑 즐거운 일을 하는 게 더 좋지.
특히 너랑 하고 싶은 일을 함께하고 너의 소원을 이뤄주는 거......
웃고 있는 너의 모습, 답례로 뭘 해줘야 할지 고민하는 너의 모습을 보기만 해도 나는 만족스러워.
호수 한가운데 도착했어. 마침 달도 떴네.
풍경이 이렇게 아름다운데 왜 아직도 나를 보고 있어? 내가 방금 했던 말 생각하는 거야?
나 같지 않아서? 사실 나도 좀 적응이 안 돼.
하지만 너만 좋다면, 앞으로 더 많이 말해줄게.
만족했어? 네, 말씀대로 가이드 모드로 전환하겠습니다.
이곳이 월서호라고 불리는 이유는, 달빛이 쏟아질 때 호수 중앙에 있는 섬 지면의 명암이 뒤얽혀 보시는 것처럼, 달의 무늬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어때, 우린 지금 작은 달 위에 서 있는 거야.
이제 남은 건, 산책......
또 생각이 바뀌었어? 나랑 "달" 위에서 춤추고 싶다고?
스텝에 신경 쓸 거 없어, 우리는 이미 "달" 위에 있으니까 하고 싶은 대로 추면 돼.
또 하나의 독창적인 스텝이 만들어질지도 모르니까......"달춤"이라고 부르는 건 어때?
왜 옥토끼랑 오강을 찾는 거야?
옥토끼도 없고, 오강도 없는, 여기는 우리 두 사람만 있는, 우리 둘만의 달인 거야.
아쉽지만 이 섬은 너무 작아서, 우리가 앞으로 진짜 달에 가게 되면 다시 함께 이 "달춤"을 춰야겠어.
그리도 달은 중력이 작으니까 우리가 조금만 높게 뛰어도 공중에 뜨게 될걸.
나랑 손가락 걸고 약속하자고? 문제없지.
함께 진짜 달 위를 산책하기 전에, 함께 시간의 끝을 맞이하기 전에.
난 너의 손을 잡고 너와 함께 걸어갈 거야.
品尝 맛보기
🔊맛이 어때? 달콤하다고? 난 설탕 안 넣었는데.
🔊천천히 먹어, 이 요리는 전부 네 거니까. 나도 마찬가지고.
🔊먹보 고양이야, 입가에 남겨둔 건 내가 닦아줄 때까지 기다리는 거야?
🔊술은 아직 마시지도 않았는데 얼굴이 왜 이렇게 뜨거워.
🔊 나도 당연히 다른 것도 먹고 싶지, 예를 들면......
逗弄 놀리기
🔊졸리면 좀 자, 난 계속 여기 있을 거니까.
🔊왜 이렇게 대담해? 이따 내 차례가 되어도 피하지 마.
🔊나한테 하고 싶은 건 다 해도 돼. 난 당연히 한 말은 반드시 지킬 거고.
🔊차에 가고 싶어? 그래, 좋은 생각이야.
🔊몸 긴장 풀어, 날 꽉 안아주기만 하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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